졸업 시즌 "인자, 이거믄 저어기 갈 옷 되겠재..." 외할매 시집 올 때 가져 왔다는, 동백기름 자르르 무늬도 좋은 감나무 장농 속, 감물 들인 삼베 수의 꺼내보이면서 외할매 하고, 친구들은 "와 아이라..." 웃었다, 장죽에 포오란 풍년초 연기 피워 올리면서 송글 송글 검버짐 퍼져가는 얼굴의 .. 느낌, 그 여운/에스프레소 2011.12.04
변비 낼 모레가 섣달이야... 아직도 빈 그대로인 흰 여백이 웃는다, '니가 그렇지 뭐' 빨간 펜을 주랴 파란 펜을 주리? 이것이 니 펜이냐? 저것이 니 펜이냐? 똥은 싸야 맛이고 멋이란다 복어같이 혼자 통통 부어봤자 부어 오른 지 혼자 답답단다 빈 노트는 언제 봐도 빈 것이야... 올가을.. 느낌, 그 여운/에스프레소 2011.11.24
풍접초 아직이다! 겨울 서린 늦가을에야 아는 척 하는 희미한 서성임에도 반가워 반가워 맨발로 뛰쳐 나갈 팽팽한 기다림은 늘 그대로다 그리움은 늘 그렇다 너야, 아무 것 아닌 호흡, 으로 다가오면 짝짝 갈라진 가슴, 내 가슴이 뛴다 모든 눈물 지운 웃음이 되어 그 호흡 옆에서 한껏 풍.. 느낌, 그 여운/에스프레소 2011.11.19
폰티우스 필라투스가 나이테를 헤아리다 '뿌리가 너무 자라 건물에 피해를 주므로 벌목을 합니다 - 아파트 관리소장' 메타세콰이어 몸통에 주홍 글씨 斷罪를 한다고 방이 붙었다, 샛별 초저녁, 거기 기대어 내가 피우는 담배, 연기를 좋아하더니... 누구라도, 기어이 언젠간 손가락질 끝으로 모는 우리네 수근거림은 사슬 .. 느낌, 그 여운/에스프레소 2011.11.09
슬픈 窓가의 제라늄 房 하나에 窓 하나에 娼 하나 영시 오십분 열차는 때나 되어야 될텐데, 한낮 역전 골목 종일을 서성대는 낡은 포주들은 바람이 지나가도 조심히 달삭인다 "수ㅕㅆ다 가슈..." '수ㅕㅆ다 가슈...' 房 하나에 窓 하나에 娼 하나 제라늄이 피었다, 햇살도 잠시뿐일 그만그만한 창가 울고.. 느낌, 그 여운/에스프레소 2011.11.06
내, 酒를 가까이 하려 함은 내, 酒를 가까이 하려 함은 목젖 지져대는 아픔들에 비명이기 보다는 묵묵히 삼켜버리고 싶음입니다 잇똥냄새의 말말말 들 보다는 몇 며칠을 식탁에 드나들어 군둥내 나는 새우젓이 향기로움입니다 거친 막면도질로 삶겨 껄끄럼한 돼지 귀때기가 아닌 듯 찔러 오는 당신들 보다 .. 느낌, 그 여운/에스프레소 2011.10.30
가을이 그리는 수채화에 눈물 떨구기 심장 한복판을 어지간히 갉는 표독한 외로움 뭣이 이럴까 뭣이 이럴까 날 밝으면, 과부 땡빚 내서라도 투망 投網 하나 사리 내게만 시큰둥한 듯한 하늘에 답답한 투망질을 한다 결코 걸려들지 않는 허전함의 이유는 뇌세포 보다 얼매나 자잘한 겨? 아예, 엄청 얼매나 더 큰 겨? 백.. 느낌, 그 여운/에스프레소 2011.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