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쯤 기원에 안 갔었는데, 그새 총무가 바뀌었던갑다.
"아직 65세 안되셨죠?"
이런 띵~ 함이라니, 그냥 웃어야 하나? 좀 짜증스럽네.
전에 총무는, 커피는 블랙으로, 담배는 리치... 눈짓만 하면 척척 알아서 갖다 줬는데.
그래서 구관이 명관이란 거야.
기원의 기료는 65세 이상이면, 하루에 3000원, 그 이하는 5000원.
기료를 내려, 만 원짜리를 주니까 새로 온 총무가 묻는다,
"아직 65세 안되셨죠?" ...
이게 뭐냐, 내가 염색을 안 하고 댕기기는 하지만, 얼굴마저도, 남보기에 벌써 65이 넘게 보이더란?
"내년이나 돼야 혜택볼랑가..." 웃으면서 계산을 하기는 했지만
'아, 이건 좀 심하네...' 하는 생각이 듦은, 염색을 안 한 내 잘못인가?
하기야, 그날도 흰머리 뿐인 박선배 (39년생)와 바둑을 두었으니, 첨 본 총무의 지레짐작을 탓할 것도 아니지.
즐기자고 두는 바둑, 실력도 고만고만, 거기에 바둑 파한 후의 술자리 취향도 비숫해서
기원에서는 선배들 하고 자주 어울리는 편이다.
그래도 그렇지, 글쎄 65세라니......
집으로 가는 길, 운전하면서 힐끗 힐끗 룸미러를 보게 되네.
'이 거, 내가 벌써 그렇게 보이는 게 맞나...'
그 총무 아줌마 (글쎄 한 서른 댓 됐나 모르겠다만) 사람 너무 잘못 본 건지 어쩐지 ...
현관 들어오다, 평소에는 보지 않던 벽거울을 본다.
에혀, 그래,
내가 넘한테 폐 안 되면사, 우리 나이에 항거석 흰머리면 어떻노.
이 흰머리, 저녁답 햇살에 받으면 고운 노을빛이 되기도 하는데... - 200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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