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르신, 옮겼다는 고속버스터미널이 어딘가요...?"
아침? 새벽? 하여간 5시 40분 , 택시에서 내려서 터미널로 가려는데
뒷덜미를 채는 말, 돌아보니 채 마흔? 좀 안된 싸나이...
짜석이, '어르신'이라고만 안했어도 시원시원히 "같이 가봅시다..." 했을텐데...
딴엔, 최대한의 경어였을런지 몰라도 듣는 어르신 기분은 좀... - 물론, 자격지심이다.
그래도, 산뜻하게, "아저씨!" 라고 불렀더라면 (옆지기는 '아줌마'니까)...
'어르신'이라 불렀다고 해서, 바로 길건너의 터미널을,
택시타고 저어만치 가서 유턴 하라고 하지는 못하지 내가...
"길 건너 바로 왼쪽..." 이라고만 해줬다. 그리고 나도 그 곁에서 파란불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궁둥이 삐죽빼죽거리며 바삐 터미널로 가는 녀석의 뒤를, 어르신은
여유있게 느긋이 (예매해놨으므로) 터미널로 갔다. - 그래도, 좀 기분 별로다.
'아버님' 소리야 더러 듣지만, 여명녘, 아무리 흰머리가 더 희게 보였더래도...
바보보고바보라카믄듣는바보기분안좋지...
'파마 좀 하러 가자...' 고, 근래 자주 옆지기가 땡기던 이유를 알만하다,
지도, 아직은 내가 밖에서 '어르신' 소리 안듣도록 할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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