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而時習之/漢文 漢詩

曲終情未終

가을길 2011. 4. 12. 23:30

비 맞은 중은 왜? 혼자서 중얼거릴까?
- 여러가지로 회자 되지만
  스님들은 낡아서 헤지고 찢긴 승복을 밥풀로 붙여 입었더란다. - 실, 바늘을 왜 안썼는지 모르지만
 (조선조, 불승은 천민계급에 속해서, 쇠붙이(바늘 포함)의 휴대를 금지해서 바늘이 없었다... 카는 전설 있음.)


탁발 나갔다가 소나기를 만나게 되면, 길가 처마밑에서 비 긎기를 기다리는데,
젖은 옷, 밥풀로 때운 자리마다 여기, 저기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스님 : "어허, 여기가 떨어지네, 어라 , 저기도... 자꾸 자꾸 떨어지네..."  웅얼거린다.
속내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뭘 저래 혼차 중얼거려쌓노..."
이렇게 해서 '비 맞은 중' 이란 말이 비롯되었다. ? - 믿거나 말거나.

 

어느 가을, 휴정 서산대사가 길을 가다 소나기를 만났다.
길가, 어느 추녀 아래에서 비 긎기를 기다리는데,
아! 담장 너머에서 들려오는 거문고 소리...

대사는 그만 그 소리에 모든 것을 잊었다.
어느덧 비 그쳐서, 가던 길 가려는데...
그 가락, 이미 끝난 그 가락이 아직도 들리는 듯...

 

그래서, 읊었다.

 

白雪亂纖手(백설난섬수)  흰 눈 날리 듯 고운손 이리 저리 움직여

 

曲終情未終(곡종정미종)  가락 끝났으나 情은 아직도...

         

秋江開鏡色(추강개경색)  가을강 거울같이 맑아

 

畵出數靑峰(화출수청봉)  푸른 봉우리 두엇 그려낸다.

 

                                                      過邸舍聞琴(과저사문금) / 休靜

                                                      출처 : 선시 (석지현) 中에서

 

그렇다 !
가락 끝났으되 정 아직 남아 / 曲終情未終

이 절창도 "비 맞은 중"이 읊은 것이다. - 안믿어도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