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참 아쉽다, 청딱다구리

가을길 2016. 4. 30. 12:49









                       청딱다구리 20160430 - 한남대















 




 












딱다구리 (청딱다구리), 그것도 두 마리가 포르르르 날아와 단풍나무 줄기에 마주보고 앉습니다, 한 10m 앞.

어쩌다 한 마리씩, 그것도 나뭇잎에 가리우거나, 멀찌감치에서 뿐이었는데, 두 마리가 이렇게나 가까이라니!

처음 맞는 횡재 입니다.


오늘은 저 붉은 이마랑, 초롱초롱 눈망울을 잘 담을 수 있겠다 싶어, 말 그대로 전신에 아드레날린의 급류가 철철철.

조심, 조심 자세를 잡고 파인더를 들여다보니 정말 예쁩니다. 촛점 맞추고 구도 좀 잡으려는데......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적이 없다'


바로 뒷쪽에서 와다닥 뛰어 오는 소리 - 두, 세명 정도인 듯.

'잠시만요!'  카고 소리를 지를 수도 없고, 그저 속으로 '아, 제발... ...'


바로 내 옆을 휘익 지나, 하필 그 단풍나무 쪽으로 파다다닥 뛰어가는 무심한 여학생들 (대학).

- 정말 밉살스럽게도 단풍나무 지나, 길 건너고는 사부작 사부작 걸음들입니다. 

당연, 만사휴의!
딱다구리들 저 하늘 속으로 멀어지고, 
나도 모르게 '아~ 참...' 소리가 크게 나왔던지

그 여학생들, 내쪽을 힐끗 돌아보고는 히히덕 거리며 갑니다.


물론, 무심한 갸들이사 잘못 없지만 말입니다, 

조금만 기다려 줬었다면 혹시 압니까. 제가 근처의, 일찍 문 여는 커피집의 라떼라도 샀을지...


아쉽습니다. 

딱다구리가 많이 사는 숲에 가지 않는 이상에는 아까 본 그런 기회를 또 가질 수는 없겠지요.


* 위의 사진, 저어만치 먼 데로 간 녀석들입니다. 빨간 정수리가 단정학을 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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