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야마하 기타에 야마가 돌다 - 2016.04.30

가을길 2016. 4. 30. 17:03



야마하 : ヤマハ  - 오토바이 뿐 아니라, 악기도 생산함.             

야마   : やま (야마) 는 산 山 , 또는 나사못의 나사. - 일본어. 

야마가 돌다 :  나사못의 나사가 망가지면, 암만 돌려도 박히지 않아서 짜증이 난다.  




* 헌 기타 :

한 20년 전에 누님의 아들녀석이 대학 입학을 하면서, 무슨 바람에 씌였던지 기타 배우겠다고 해서 샀다는 클래식 기타. (삼익 제품).

녀석이 쪼매 건드리다가, 변덕이 나서 창고에 쳐박아 뒀으니, 생각 있으면 가져가라고 해서, 우리집에 창고에 10 몇 년을 '쳐박혀' 있었다.

한 1년 반 전?에 문득, '기타가 있었재...' 생각이 나서 꺼내 보니,

Neck이 약간 휜 것 같고, 울림통 안 쪽 어디에 뭐가 떨어졌는지 찌그럭 소리가 나고...... 그래서 영구 휴식을 주기로 했다. 

기타를 버릴까? 하니, 옆지기는, 기념으로 그냥 두잔다.

그래서 기타의 목줄기를 밤,낮 땡기고 있던 줄을, 시원하게 다 풀어 주고 ,낡은 홑겹 케이스에 도로 담아서, 다시 창고로!  


이참에, 비싸지 않은 클래식 기타를 사기로 작정, 인터넷 기웃 기웃, 문화센터 기타반의 고만고만한 수제품 기타들도 만져보고......

* 수제품 초급용 기타들 (50~60만원) 소리를 들어봤더니 뭔가 좀 허전해서, 7~80만원 정도의 공산품(일제 야마하)을 사기로 했다.

* 야마하는 피아노 등... 에서 좀 눈에 익어서, 기타도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 모델 CG192c (ceder)로 결정!


* 옆지기 : "장난치고 놀 기타를 뭐 그리 비싼 걸 살라카요? 더 헐한 거는 없어요?"

  나      : "어허이, 내 수준이 어데 보통이가? 내 실력에 맞는 걸로 하는거얌..."

             - 내 기타 실력은 '보통 이하'이므로, 절대로 보통은 아니다. (기껏, 청통기 시대에, 우리끼리 포크송 치던...)     

  옆지기 : "그거 사면, 당신 평생 동무 해야 된데이. 절대로, 또 산다카면 안되요." 




* 주문을 하다 !

지난 목요일 오전, 악기점(야마하 대리점)과 통화 ; (여주인)

CG192 C - beginner 용: 값은 75만원인데, 10만원 깎아 준다니 好好好! - 예산보다 15만원이나 적게 !!!

'지금, 현품은 없고, 본사(서울)에 주문을 해서 내려 와야 하는데, 오늘 주문하면 토요일에 받을 수 있다,

 본사에 두 대 밖에 안 남았다고 하니까, 빨리 주문해라. 다음에 언제 입고 될런지는 모른다.  

 그러니, (악기점으로) 와서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내라...'

(여러 대를 튕겨본 다음에 맘에 드는 것을 사고 싶지만, 이런 촌(대전)에는 그런 사치를 누릴 수가 없다.)

퍼뜩, 악기점으로 가서 계약금으로 5만원을 줬다.

- 기타는 토요일에 도착을 하니까, 그때 전화를 준단다. 



* 기다리는 기쁨도 있다! - 금요일 밤의 행복한 생각 : 

내일(토요일), 기타를 차에 싣고 와야 할텐데, 돌아오는 길에 바둑모임에 참석을 해야 하고

모임 마친 저녁답이면 꼭 술자리가 이어질 것인데. 차를 가져 가나, 마나, 우짜꺼나......

악보 몇 장 있는 것 정리를 하면서, 이런 오만 가지 행복한 걱정으로 기다리는 내일!



* 토요일

토요일인데, 토요일인데, ...열두 시가 넘어도 전화가 없네? ???

악기점으로 전화를 했더니,

악기점(남) : "예, 물건이 입고 됐습니다."

나          : "그럼 전화를 좀 주시지..."

악기점     : "일단 오셔서 물건을 보시지요."

믕... 어찌 좀 불길한 이 예감은 모야~~~?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적이 없다......'



* 악기점에서 ;

주인(남) : "물건이 왔는데, 여기 좀 기스(상처) 난 데가 있어서요.... ." 

앞면, 브릿지 부근에 지름 7~8mm 정도로 동그랗게, 눌려 패인 자국... 찜찜하다. - 나무까지 패인 건 아니고, 표면 도장만 그런.

'우선에 소리나 함 들어봅시다' 하고서, 조율을 한 다음 튕겨보니 기대했던 대로의 소리인데, 

그냥 할까, 말까 ... ... 찜찜찜찜. 좀 더 깎아 달라고 해야 하나 우짜나, 망서리는데

내 눈치를 보던 남자가 날리는 결정타!

"지난번에 왔던 똑 같은 모델이 있는데, 그건 목(기타 목)쪽에 긁힌 곳 있어서..." 하면서 같은 모델의 다른 기타를 보여 준다.

이런, 이런, 이런... 시키들!

(대리점 잘못은 아니지만), 주인에게 떫은 소리를 했다.

"일본에서는 한국에다, 이런 물건들을 보내는 갑지요?" 

주인은 연신 뭐라 뭐라 설명 내지는 변명을 해쌓는데, 내맘은 이미 확 삐졌다.

약금 돌려 받고 쌩~ 하니 나왔다.

기원이고 뭐고 다 귀찮아져서 곧장 집으로 왔다.

야마하, 야마하가 엄청 내 야마를 돌게 하네......


금은 쉬고 있는 '소리 좋은 클래식 기타' 가지신 분, 제게 헐케 헐케 양도를 해 주십사 합니다 - (201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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