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과 저녁 겸해 먹은 맥주에 살몃 기분 좋아, 샤워 하고 컴 앞에 앉았는데
"당신 반 쪼가리, 내 반 쪼가리..." 하면서 옆지기가 컴방에 들어와서
뭔가를 앞니로 톡 깨물어 자르더니, 한 조각을 입에 불쑥 넣어준다.
엉겁결에 받아 먹으면서,
"뭐고?"
"우리 방울토마토!"
"머시라?, 그거를...? " - 띠이잉~~~
"우리 첫수확이니까 갈라묵어야지요." - 어찌 이리도 당당 ?
"아이고, 참말로, 애끼다가 똥 됐네, 이거..."
"와요?
"낼 모레면, 진짜 빨갛게 될텐데, 일욜 아침에 사진 함 찍고 딸라캤디마는...
머시 그래 급하다꼬..."
"그라믄, 말을 하지... "
"꼭, 찍어 묵어봐야 아나..."
"그 옆에 꺼도 곧 다 익겠더라, 머. 그거 찍자, 우리..." - 아양
젤로 먼저 열렸던 방울토마토 한 녀석, 그저께 저녁부터 심상찮은 색깔이다... 싶더니
이틀만에, 얼추 제대로 된 색깔이됐다.
'오케이, 일욜 아침에 기념 컷 한 장 해야지...' 흐뭇 !
저녁약속 있어 나가면서 볼 때도 참말로 이뻤는데...
저녁에 물 주다가, 기어이, 우리의 이브는 사탄의 유혹에 넘어 갔더란다.
몇 천년이 흘렀어도 '이브'의 후예들은 정신 몬차린다, 그쟈... 허허허허
그래, 귀여븐 이브야, 어차피 우리는 에덴동산에서 같이 쫒겨난 사람들 아니냐, 그쟈 ...
그래서, 우리의 첫 수확 제 1호는,
애끼다가, 장수사진 하나 못남기고 똥 됐다... 진짜로... 옛말 그른 것 하나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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