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살이 한지도 벌써 20년이 훨씬 넘었다.
따라서, 침대잠자기도 그렇게 됐고.
적당, 적절하게 온기를 주는 중앙난방 덕분에 한겨울에도
집에서는 반팔차림으로 지낼 수 있지만, 가끔은
더구나 ,을씨년스레 비라도 오는 한겨울은 따끈따끈한 구들목이 생각날 때가 있다.
그 대체방법으로 거실에 킹사이즈 전기장판도 깔아보고 하지만, 어데 그것이 그맛이더냐.
군불 때는 아궁이 앞에 앉기를 좋아하는 내게, 외할머니는 질겁을 하신다.
"이노무 손이, 어데 머시마가 정지(부엌)에 자꾸 들오노..."
하시면서도, 전복 껍데기에 담어 둔 누룽지에 설탕가루 뿌려서 주시던...
"장작 더 가주오까 (가져 올까) ?"
"궁디 디구로(데이게)? , 드가 가주고(방에 들어가서) 이불 잘 펴놔라."
가을마다 솜을 새로 타서 폭신폭신한 요, 이불을 펴고 엎드려보면
햇살냄새, 할매냄새...
문풍지 우는 밤 내내를 포근했는데...
10월도, 끝 곧 동짓달일텐데 추적추적 비가 온다,
미지근한 바닥이 참 맘에 안드는 토요일 아침,
"여보, 우리 저 이불 꺼내보까?"
"어떤 이불?"
"우리 이불..."
-결혼 할 때 장모님이 "신랑,각시 키가 커서... "하시면서 킹킹사이즈로 손수 장만해주신 차렵,
두 채 중에 한 채는 여지껏, 꽁꽁 싸여서 이불장 맨 아래에 있다, 빛도 몇 번 못본 채.
"당신도 좀 춥는갑제, 그런 생각을 다 하네. 생전 내복도 안입는 사람이...?"
"이런날은 온돌방이 좋겠다, 그쟈."
"그라지 말고, 이따가 기원 갔다 올 때, 찜질방 들러서 푹 좀 지지고 오소."
"그래하까?" - 말은 그렇지만 나도 식구도 내가 찜질방은 안갈 줄은 알고 있다.
10월 마지막 토요일, 비... 그리고 바람
커피를 마셔봐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한 나의 엉덩이
참, 그 가수가 노래는 참 잘불렀재... 이름 잊었지만
커피를 마셔봐도... 젊음의 빈 노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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