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수능시험이 얼마 안남았다...

가을길 2011. 10. 28. 20:09

 

 

수능대박을 기원 한다며, 예쁜 포장의 엿, 찹쌀떡... 들이
제과점, 마트에 출현했다. 또 '때'가 된 모양이다. 올해는 날짜가 좀 당겨진 듯.

몇 해전, 수능시험이 지난 뒤에 썼던 글이 생각나서 옮겨본다.

 

 

유치원은 말고, 초,중등 12년을 자의, 내지는 타의로 '대학진학', 이왕이면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를 해 온 대부분의 학생들의 그 '무엇'을 '평가'하는 수능시험,
12년간 배운 개인의 지식보유 정도를 ' 몇 백갠가의 문제'와 그에 대한
맞는 답의 번호를 찍은 갯수로 평가를 하는 그 행사가 끝났다. 

결과에 대한 개개인의 희비... 는 언급을 할 필요가 전혀없지만, 
그, '수능시험' 으로, 12년을 공부한 결과가 제대로 판정 내지는 평가 되는지?

그 '평가'는 무엇을 평가하려는 것일까?
오!, 너는 일류대학급, 너는 그냥 어디 쓸쓸한 대학으로 밖에 못가...  이런 선택을 하라는 ? 

 

12년동안을, 어떤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에 전혀 맞지 않는 과목까지도
천편일률적인 수업시간표에 맞춰서 머릿속에 우겨 넣었어야 했고,
대학진학 후에는 물론, 평생을 거들떠 보지 않아도 될 과목을 공부 하느라 - 점수 따느라고-
마음도 등도 많이 굽었겠다.

학부 졸업장 정도는 가져야만, 남에게 쳐지지 않는 삶이 보장되는 듯한 우리네 사회, 현실에서
자유롭지 못한 '죄' - 수험생으로써는 원죄일 듯 - 를 누가 씻어줄까...

 

대학을 나와서 '펜 대'를 잡는 것이 출세이며 효도이고 부모의 염원이고 자랑이었기에
대학진학의 문이 넓어져서, 이제는 진학률이 85% 정도에 도달했으니까
'대학생' 만들기에 연연하던 부모들의 소원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이다.
그 '고등교육'을 마친 후의, 취업.실업... 문제는 말이지, 그런 교육 받은 사람들이 알아서 해야 할 것이다. 

거진 20년 전, 국비로 기능대학에서 4년을 공부해서 '용접기사 1급' 자격증 가진 수습사원이

현장에서 용접작업  3개월 하고서는 '사무실 근무를 하고 싶다. 아니면 그만 두겠다...' 라고 했을 때,

담당부장이었던 나는. 그자리에서 수습해제, 퇴사시켜버렸다.

-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지방 명문대 기계과 출신 어떤 사원은 기름칠이 재미나서 죽겠다고 하는데
2년 후, 사무직 싫다는 녀석을 생산관리직으로 보직 변경시켜서 잘 가르쳤다.

 

지금도, 소위 '거친' 일에는 사람이 모자란다.

'아니, 고등교육을 마친 내가 그런 일을 어떻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글쎄...

 

우스게 하나;
이조 말엽, 서쪽의 외교관들이 우리네 사대부 어른들에게

자신들이 테니스(정구)를 하는 곳에 초대했다.

경기가 끝난 후, "경기를 보신 소감이 어떠하신지?"
대감님 : "거 참 재미있소만, 그렇게 힘든 것은 아랫것들을 시키지 왜 ..." 

 

 

실화:

딸 아이가 '알바' 한다고 가르친 학생들 몇 명이 수능시험을 치른 다음날,
한 학생의 엄마가 옆지기에게 딱한 사정의 전화를 했더란다.
이 학생, 어제의  수능 시험은 그야말로 '죽'을 쑤었다고 함.
이유 : 시험날 아침,  소풍 가는 듯 - 걔 엄마의 표현 - 점심으로 '죽'을 싸달래서 보온도시락에 넣고
닭다리 하고 콜라도 본인이 원해서 준비를 해 주었는데,
점심시간에 도시락 뚜껑을 열 수가 없어서, 이 학생이 여러 선생님들에게 열어 달라고 부탁 했으나
도저히 열리지 않아서도시락을 먹을 수가 없었더란다.
보기에 딱했던 어떤 선생님이 '급식소'에 가서 밥을 먹으라고 해서 부랴부랴 급식소로 갔었지만
시간이 얼마 없어서 밥을 물에 말아서 급히 먹었었는데,
이것이 '체증'을 일으켜서 오후 시험을 잘못 봤다더라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시험을 마치고서, 감독관이 이 학생에게 잠시 남으랬단다.
이유 : 수험표, 주민증 그리고 실물의 사진이 각각 다르게 보이니까 본인 여부를 확인 해야 한다고 해서...
결과 : 감독관이 재적 고등학교 및 집으로 전화해서 확인 후에사, 본인으로 인정 받고 귀가 함.

 

그렇게 된 이유 : 고등학생인 이 아이가, 디지털 사진을 찍은 것을 조금 수정 해서
주민증 등록할 때 제출 했고, 수능시험 수험표에도 디지털로 찍어서
약간 수정, 제출 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함.
겹으로 속이 터져 죽겠다는 딱한 이야기의 전화였더라고...  - 2005년 11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