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현관문 여,닫을 때 삐익 소리가 나니까 손 좀 봐달란다.
그, 뭐 간단하지.
드라이버에 식용유 묻혀서 아래 위 돌쩌귀에 발라주고 몇 번 여닫으니, 마술같이 조용~~~
지켜보던 옆지기,
"그래 쉬운 줄 알았으면 내가 할 건데. 백재(괜히) 입 아푸구로 당신한테 아쉬운 소리 했네..."
"머라카노, 이기 머 아무나, 아무꺼나 가지고 한다고 되는 줄 아나.
포도씨, 카밀라 ... 이런 아무 식용유가 아니고 엑스트라 버진 extra virgin 인기라. 그라이까네 금새 이래 조용하다 아이가."
? ... 긴가 민가 하는 옆지기.- 집안살림만 했으니 기계나, 뭐 이런 쪽에는 감감하다.
일부러가 아니고, 식용유 병 있는데서 손에 잡히는대로 잡아 든 것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기름이었을 뿐,
콩기름이든 해바라기든... , 하여간 매끈매끈 식용유면 된다. 참기름도 좋고.
참, 참기름이나 들기름이 좋겠구나. 여, 닫을 때 마다 냄새도 맛있게 날 것이라서. ㅎㅎ
기술도 필요없이, 아무라도 해도 되고, 드라이버 아니라 면봉에 묻혀서 칠해줘도 되는 것이다.
오늘, 구두 벗어 신장에 넣고 있는데,
"머 이런 기 다있노..." 내 등을 찰싹 때린다.
"와? 머시 어떤데?"
"뭐어, 올리브유가 어떻고 엑스트라라서 뭐 어떻다꼬?"
"무슨 야근데?"
낮에, 계원부부를 마트에서 만났는데, 그 남편 (나보다 두 살 적은)이 옆지기에게
"형수님, 이제 현관문 소리없이 잘 열리지요? 역시 형님이 박사라니까요.
우리는 해바라기씨 기름 발랐더니 영 션찮던데, 형님네는 최고급 기름을 쓰셨다면서요?"
하면서, 푸하하하하~~~ 목젖이 보이도록 웃어제끼더란다.
이야긴 즉슨, 일전에 내가 올리브유를 좀 과하게 칠했던지, 그 다음날 돌쩌귀에서 기름이 조금 흘러 내리는 것을 본 옆지기가
현관문을 열어 두고서 휴지로 닦고 있는데, 마침, 그 아줌마가 놀러왔더란다. (참고: 옆지기 보다 더 물정 모르는 아줌마임)
"형님, 그게 뭐예요?"
"이러 저러... 해서, 령이 아빠가 엑스트란가 뭔가 칠 해주면서 폼 잡더라, 다른 기름은 안되다 카면서..."
옆지기에게 이야기를 들은 그 싱거운 아줌마가, 자기 집에 가서
"형님네는, 문에서 소리난다고 올리브 기름 젤 비싼 것을 칠했다는데...", 했더니, 그 신랑은 한참을 낄낄 거리고 웃었다던가.
곰 : "그 싱거분 자석, 웃을 거도 많네. ㅎㅎㅎ..., 그사람들 , 이야기 거리가 그래 없다 카더나..."
옆 : " 날로 (나를) 그래 우사 시키고, 머 이런 기 다있노, 마..."
그랬거나 어쨋거나, 저녁상에 올리브유로 튀긴 야채튀김 맛있게 먹었다.
역시, 올리브유가 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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