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사달 난 것이 맞다.
뭔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을 들여다 본 것이다.
결코 話頭일 수는 없는 것임도 알지만 변비에 걸린 기분이다.
- 이렇게 쓰지만, 아직 변비 라던가에 걸려 본 적은 없다. 그렇지만
시원하게 풀어 낼 수 없음의 답답함, 에서 비롯되는 묵직한 무기력감은 짐작할 수 있다.
남들이사 '예민'하게 생겼다고 하지만
나 자신, 내가 그렇도록끔 그닥 예민하거나 민감한 감정, 감성을 가졌다고는 생각지 않아.
나를 잘 알기로는 나밖에 또 있나, 뭐. 내가 그런쪽에 엔간히도 느리고 둔함에 늘 아쉬운 것을...
하마 보름 넘게를 글 한 줄 끄적이기도 싫어? 지는 것은
다, 그 '외로워도 살아 있어라' 때문이다.
가끔씩의 글토막들은 메모장에 그냥 담아 놓아도 아무 탈이 없는데
얼핏 또오은 글귀 하나가, 저녀석 만큼은 어찌 해결을 봐야만 다른 글 끄적이기가 될런지
지금도, '와 자꾸 엉뚱짓 하고 있느냐'는 듯 머릿속에 버티고 있다.
내가 풀어내지 못 할 숙제를 받은 건지, 이 혼돈을
어떻게 청소해내야 하는지, 며칠을 끙끙거린다.
겉보기엔 멀쩡하게...
답답한 노릇이다.
차라리, 평생을 잡고 들여다 볼 화두가 되던지...
외롭네, 억수로...
그래도 살아 있자!
가을 되면 뭐, 돌부처가 입을 열어 줄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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