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아무리 푸새엣 것이라도 - 방송국의 유죄

가을길 2013. 6. 3. 14:49

 

푸새 : 산과 들에 저절로 나서 자라는 풀을 통틀어 이르는 말.  

         - 성삼문 : ... '아무리 푸새엣 것이라도 그 뉘 땅에 났더뇨'

 

 

 

 

우리네 살림살이, 험한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산나물을 캐고, 소나무 껍질을 벗겨야 했던 쪼들림 벗어나서

오히려, 열량 과다섭취로 어린아이도 성인병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니까,
이제는, 그동안 우리를 먹여 살린 자연을 알뜰 살뜰 아끼며 돌보아야 할텐데,

몇 몇 방송들, 자칫 '너도, 나도...' 하는 마음에 야생식물을 채취하고 싶어하는 호기심을 자극할 수도 있는 정보를 마구 내보낸다.

 

 

 

* 남녘 **섬에 풍란, 석곡의 자생군락지를 발견했다는 뉴스가 일전에 방송됐다.

 

  고상한 취미를 겸한 재테크라고 해서 소나 개나 마구잡이로 캐가는 통에, 그섬에 흔턴 풍란이 자취를 감추었었다나, 어쨌다나.
   그런데, 방송에서 군락지의 정확한 장소는 알려주지 않았었지만, 그부근의 독특한 풍경까지를 보여준 것이 걱정스럽다.

   난을 키웁네, 자태가 어떻네... 오만 고상을 떨면서, 방방곡곡이 제 뜨락, 제 화분인양 쑤시고 댕기는
   蘭쟁이들도 그방송을 봤을테니, 거기의 풍란, 석곡이 또 자취를 감출 날이 머잖겠다. 

 

잘 키운 蘭 한 뿌리에 몇 천 만원을 호가한다지만, 

그래봤자, 무지랭이 내사, 달래 한 뿌리가 더 좋다.

 

 

 

 

 

* 자연인, 약초꾼, 약초 먹고 병 나았다는 사람들에 대한 방송

 

-  산이 (자연) 좋아 거기에 산다는 '자연인'들.

-  약초꾼 (pro)

-  초근목피로 암, 당뇨... 병에 효험을 봤다는 사람들.

    이 경우, 방송 자막에는 '의학적으로는 검증되지 않은 개인적인 사례 입니다' -  그럼, 믿거나 말거나?

 

저런 방송을 자주 보다가 보면, 너도 나도

눈에 띄는 대로 마구잡이, 뜯고 캐서 삶고 찌고 굽고 절여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대는 통에

半半島 좁은 땅에 또, 저 풍란, 석곡 꼬라지 날 것 같다.

- 방송 보던 옆지기, '당신, 더덕, 도라지 잘 안다며, 우리도 더덕 캐러 가자'고 조르기도 한다.

 

 
* 자연인에 대한, 내 사전적 풀이:

  산이 좋고 물이 좋아서, 아니면 거기 아니면 호구지책 없기에 거기에 살면서, 자연이 주는

  '제 먹을 만큼만'에 만족하면서, 떨어진 나뭇잎 하나 치워내기에도 주저하면서 깨끗이 지내는 사람.

- 여기서, 깨끗이 란 뜻은 먹거리 이상은 파헤치고 캐고 뜯지 않으며
   필요해서 파헤친 것, 들은 가능한한 정성껏 제모습으로 다독거려 놓기.   

 

 

저 '자연인'들 말고, 약초, 버섯...들을 캐서 판매를 할 목적인 약초꾼들과

암, 당뇨,... 어려운 병 있었었는데, 이 풀 저 뿌리 먹었더니 낫더라... 하는 사람들이 

이 골, 저 골, 등성이에, 나무에, 바위에 '자유롭게' 피고 지는 푸새들을
지독히도 낱낱 뜯고 캐대는 것을 보면, 정말로 이기적이네... 밉다는 생각이 든다.

 

방송에서는, 오지게도 깊이 땅을 파헤쳐서는 한 발도 넘는 하수오를 캤느니, 뭘 캤느니
희희낙락 하는 모습, 대개 요기까지만 보여 준다.

뿌리 캐낸 자리에는 대를 이을 씨나, 묘목을 심어주고

헤쳐진 흙도 그대로 잘 덮어주다던지... 하는 것은 방송되지 않는다.

그러니, 더욱 밉삽스런 행태들이란 생각이다.

 

'허가 받지 않은 야생식물의 채취를 하지 말자.'

'되돌려 주기의 필요성' ...  이런 계도적인 내용도 방영되어야 하지 않나? 

 

 

 

 

아무리 푸새앳 것이지만 네땅에 났더냐?

 

'임자 없는 것' 을 내손으로 캐고 뜯어서, 먹고 돈벌이 하는데 왠 참견이냐고?

아, 그렇거들랑 이사람들아, 늬들이 늬땅에서 물주고 가꿔서 먹던지 팔던지 할 것이다.

땅이 없는데 어쩔거냐고?

그렇담, 사유지 건, 국유지 건 땅을 빌려라. 빌려서 가꿔라. - 땅 빌리는데 상당하는 비용은 물론 당신들이 부담해야 함이다.

전문 약초꾼네들도 세금을 내고 있는지 모르지만, 공짜가 어딨어.

미국여행 간 우리 동포들, 고사리 몇 잎 땄다가, 전복 주웠다가 벌금 물었다는, 고렷적 이야기지만, 他山之石이다.  

 

 

 

 

 

판결 :

* 제것도 아니면서 멧돼지 같이 파헤치고 댕기는 너거들.
  문디!

 

* 검증되지 않은, 개인사례... 자막 내보냈다고, 방송국이 면피 되는 것 아니잖아.

   길티  guilty ! 자연훼손유발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