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씁쓸한 이야기 - 영악스런 계집애

가을길 2011. 5. 2. 14:12

 

 

 

앞서의 '풋풋한 이야기' 후, 대, 여섯 달 뒤의 씁쓸한 야그.

 

저녁 무렵, 우리 라인 ilne 현관문 앞에 대, 여섯살 쯤의 계집아이가 뽀오얀 곰 인형을 안고 서 있다.
아파트살이 우리네, 늘 그랬듯 무심히 지나치고 현관문 들어서니까
엘리베이터 앞에, 바깥의 걔보다 두어 살 쯤 어려 뵈는, 눈이 동그란 계집아이가
역시나 뽀오얀 곰 인형을 안고 엘리베이터 쪽을 보고있다.
- 아마도, 저희들 끼리 먼저 내려와서는 엄마(아빠...)를 기다리고 있는 듯 ...- 애들은 다 그렇다.
그런갑다... 하면서 계단으로 꺾어 드는데
그 작은 꼬마가 어눌한 말투로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를 한다.
"안녕 하쩨요..."
오! 이런 환한 인사라니!
반갑고 고마워서, 
"오, 그래, 야아 ~ 인형 이쁘구나아, 이름이 뭐야?"
"예, 곰돌이에요, 언니꺼는 '푸우' 고요..." 생글생글 자랑스레 이야기 한다.
"야, 참 귀엽다, 그래. 잘가..." 하고서 걸음 떼는데,
귓등에 날아드는 앙칼진 목소리.
"야, 엄마가 처음보는 사람하고는 말하지 말랬잖아..."

 

현관 입구에 서있던 그 계집애가 어느새 들어왔는지,
아, 그 섬뜩, 섬찟한 빛의 얼굴,
저것이 댓 살 배기 아이의 얼굴인가...
작은 꼬마는, '내가 뭘 잘못했지...?' 하는 표정으로 제 언니와 나를 쳐다 본다.

큰 계집애의 그 시퍼런 서슬에 내가 머슥해 져서 그냥 계단으로 향했다.
3층까지, 스물 몇 계단 올라가면서 생각할 수록 정말 어이가 없다.
험악하고 더러운 세상인심이 아이들을 저렇게도 만든느구나... 

  
복도, 현관 입구에도 사시장철 펄럭인다.
'이웃끼리 웃으며 인사하는 우리 **아파트 입니다 !'

'먼저 인사하는 마음이 고운 마음 입니다!'...

 

그런데, 첨 보는 사람하고 이야기 안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