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 고속도로, 옥산휴게소
대전까지는 불과 20여km남짓, 해서 여간해서는
들러지지 않는 휴게소, 까이꺼 20분 만 달리면 대전인데 싶어서...
오늘, 참 몇 년만에 들렀다. 우끼는(웃기는) 거위들 잘 있나 싶기도 하고...
아니, 그보다, 참 하나마나가 된 출장에 울적한 마음이어서... 가 맞겠다.
전에, 제일 별나게 설치던 거위들은 이미 프와그라로 식탁에 올랐는지 보이지 않고
- 거위, 칠면조,토끼, 기러기,청동오리, 기러기... 많았었는데, 다 없어졌네...
많이 썰렁해진 쉼터, 촘촘한 철망 안에 말 못배운 앵무새 한 쌍...
아주 쾌활한 녀석!
공작은 아무리 꼬셔도, 그 매앵한 대가리를 잠시도 가만있어 주지 않는데
옆 우리 안에 저놈은, 제가 나를 꼬신다. 오만 소리로...
휘파람 사알~ 불어 주니까 반색을 하면서 렌즈에 다가온 녀석.
에고, 저넘 철망이 없었더라면, 니를 어깨에 낼름 얹어오고 싶더라.
늦가을, 지는 햇살에 매달리는 자세가 아프다.
참 철저한 구속이다.
하늘 푸름, 그 그리움을 볼 수 있을 때, 차라리
그대로 박제가 되고 싶음은...
... 겨울, 잘지내거라.
물통도 비쩍 말랐던데...
옥산 휴게소 - 201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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