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새장 안에 in the cage

가을길 2011. 11. 1. 19:34

 

경부 고속도로, 옥산휴게소

대전까지는 불과 20여km남짓, 해서 여간해서는

들러지지 않는 휴게소, 까이꺼 20분 만 달리면 대전인데 싶어서...

 

오늘, 참 몇 년만에 들렀다. 우끼는(웃기는) 거위들 잘 있나 싶기도 하고...

아니, 그보다, 참 하나마나가 된 출장에 울적한 마음이어서... 가 맞겠다.

 

전에, 제일 별나게 설치던 거위들은 이미 프와그라로 식탁에 올랐는지 보이지 않고
- 거위, 칠면조,토끼, 기러기,청동오리, 기러기... 많았었는데, 다 없어졌네...

많이 썰렁해진 쉼터, 촘촘한 철망 안에 말 못배운 앵무새 한 쌍...

 

 

 

아주 쾌활한 녀석!
공작은 아무리 꼬셔도, 그 매앵한 대가리를 잠시도 가만있어 주지 않는데

옆 우리 안에 저놈은, 제가 나를 꼬신다. 오만 소리로...

휘파람 사알~ 불어 주니까 반색을 하면서 렌즈에 다가온 녀석.

에고, 저넘 철망이 없었더라면, 니를 어깨에 낼름 얹어오고 싶더라.

 

 

 

늦가을, 지는 햇살에 매달리는 자세가 아프다.

참 철저한 구속이다.

하늘 푸름, 그 그리움을 볼 수 있을 때, 차라리
그대로 박제가 되고 싶음은...

 

... 겨울, 잘지내거라.

물통도 비쩍 말랐던데...

옥산 휴게소  - 2011/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