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대목무렵의 대화

가을길 2011. 9. 2. 17:12

 

"지금, 대전 지내고(지나가고) 있심더..." - 열차로, 대전을 지나 내려가고 있다는...
"어데 갔다가?"
"수금 때문에 서울 갔다가, 아무꺼도 안되고, 보골(화) 나가주고 마, 그양 내려갑니더."
"그라믄, 소리끼 없이 그냥 지나가버리던가, 아니면 들렀다 가지, 여기서 구포가는 기차는 많다아니가..."
"짱어(장어) 한 마리도 못사들고 행님하테 갈라카이 억수로 쭈굴시럽고예.."
"씰데없는 소리 하지말고, 그래 수금이 안되던 모양이네?
"요새 와이래 애럽는교. 대가리 털나고... ,  요 몇 해, 대목때 마다 피가 마리겠심더...
 줄 거는 줘야되고, 줄 놈들은 생각도 안하고..."

"대목 지나면 뭐 세상 달라지더나, 그쟈. 또 입으로, 몸으로 떼워야지 어짜노.
 내려가거들랑, 술은 먹지말고 천천히 단도리 하거래이. 전어 튀거들랑 전화하고..."
"예, 행님, (내가, 무신 조폭 큰형님 같네, 허허허허~), 대목전에 전화드리께예, 계시이소..."

 

나보다 몇 해 아래인, 작은 공장의 오리지날 보리문디 사장은
김해에서 한양까지 수금하러 갔다가 본전도 못건지고 그냥 내려간단다.
임마야,  할 거 없으면 서울시장자리 비었다 카더라, 그거나 해라.
안그라마, 의사 나 국害의원 하던지...

니도 내도, 돈 없으니까 교육감은 몬할끼고......

 

명절이 코앞이니, 돈 들어갈 곳은 많은데,
몇 푼 받을거리 있는데서는, 보나마나 '명절 쇠고보자..'며 죽을 상 지었을 것이고...
그래, 뭐 한 두번이더냐. 지금 당장에는 갑갑답답 미칠 것 같겠지만
설, 추석... 을 개 보름 쇠듯 지나고 나면, 또 살아지더라 아니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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