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으면서,
후배 : "아버님을 어제 호스피스 병동으로 모셨어요. 거기로 가시기 정말 싫다셨지만..."
나 : "가시기 싫으셨겠지. 안된 말이지만, 이제 마음 준비를 해야되겠제?"
후배 : "예... , 이제, 길어야 한 달이라는데..."
후배의 부친, 올해 여든 다섯.
서예를 오래 하셨고, 만만찮은 기력의 바둑을 즐기시던데
2~3년 전 부터 폐암 앓으신다더니, 이제 다발성 암으로 되어서 아주 어려워졌단다.
부친의 병이 악화되던 즈음 부터였던 듯,위트 있고 쾌활하던 후배는 말수가 줄고 어두운 얼굴이 되어갔다.
'간병에 힘이 드는가 보다...' 짐작만 할 뿐. - 부부가 교대로, 하룻밤씩 병실에서 지냈더란다.
후배 : "형님도 이제 담배 끊으세요.
저는 아버님 저리 되고서 바로 끊었더니, 그렇게 몸이 가벼워 지고 좋습디다.
누구라도, 저렇게 병이 들면요, 본인도 그렇지만, 옆에 사람들이 정말 할 짓 아닙니다.
고통스러워 하시는 것 보는 것도 정말 힘들고요, 저나 식구도 이제 정말 기운이 바닥 났어요.
성당에 가서 이런 기도를 해요, 형님이 욕을 하실지 모르지만.
'이제, 얼른 떠나셔서 좋은데에서 편히 계시도록 해달라고...'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 절실하게 느낍니다......"
나 : "욕을 할 수 없는 기도구만, 그래.
누구라도, 늙어서는 주위에 폐 안 끼치고 곱게 가는 것이 자신의 복이고, 남은 사람들에게도 복이겠재."
후배 : "병 나면, 자신의 고통도 고통이지만, 옆엣 사람들 힘듦도 여간 아닙니다, 정말."
나 : " 그렇겠네. 그건 내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겠네, 그쟈."
후배 : "그러니, 형님도 웬만하시면 담배 끊어버리세요......"
나 하나 아프게 되었을 때, 그 고통이 '나에게만' 이라면 별 것 아닐 수도 있겠다만,
옆엣 사람들에게도 어려움이 된다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를 않았었다.
담배를 끊고,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고, 섭생을 좀 가리고... 하는 것들이
나 뿐 아니라, 옆사람들을 위한 착한 짓이다.
담배...
물끄러미 보고 있는 때가 있다, 저 이야기 있은 후 부터.....
절대로 내 옆사람들이, 나 때문에 힘들어 하지 않도록 해야(되어야) 할텐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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