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내 주말농장 - 쇠락의 화단에서

가을길 2011. 8. 19. 20:50

 

 마지막 남은 줄기, 방울토마토가 좀... 그렇다.


무슨 의미인지 안다,
가지 벋기도
꽃 피우기도 이제 안하고
늬들이 무얼 기다리는지...

 

들며 나며, 한 알씩 톡 톡 떠뜨리는 재미에
한 여름 잠시 잠시 흐뭇하던 옆지기,
가는 붓으로, 늬 그 작은 꽃술 털어주던
중매쟁이 나도
우리에게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안다

 

마지막 남은 붉음들,
벌써 야윈 잎새들 있어 더 아름다운데
하나 더 겹쳐지는 우리 나이테의 무게는

해마다 더 무거워져 가는 듯 하다

옆지기에게도, 내게도.

 

하루살이, 내일이란 단어 모르는데
하마, 명년 봄, 어떤 꽃을 가져볼까...

옆지기, 나는 '의미'를 만들어야 한다

쇠락의, 초라한 우리 화단에서
잡아보는 옆지기의 손이, 전 같이
따끈하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