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그믐께 달과 인연을 맺고 싶다...

가을길 2012. 10. 12. 22:35

 

 

상현 : 그믐이 지나, 보름이 되기 전의 달

하현 : 보름 지난 뒤의 달. 여기서 현絃 하프라던가, 현악기의 줄.

보름이 지나면, 달이, 아마도 하루에 50분 정도씩 늦게 뜬다던가? - 어렴풋한 상식이다.

즉 그믐께의 달은 새벽녘에나 보여진다.

 

새벽(밤?) 3시 49분 - 근 한 달을 야간 공습경보 없길래 근심없이 잤다, 잤는데

근질근질 근지럽다, 오른쪽 손등,손목 ... 그래서 깼다.
모스키토모기요쉑히는물어도꼭내만문다바로옆에활개치고자는옆지기는거들떠보지도않는다.

참말로문디겉은목이쉑히지도암컷이라고밝히기는...

 

조요옹~조용히 문을 열고 컴터방으로 가서 담배, 라이터 챙기고 베란다로 나가니 !

건넛 동네 아파트 사이로 그믐께, 하현달이 뜨고 있다.

(음력 스무 이렛 달이었다는 것을 지금, 달력을 보고 알았다.)

기막힌 구도 !

저걸 저걸 함 찍어보고 싶은데... 이시간에 카메라 챙긴다고 부스럭거릴 수도 없고

...  한참을 한참을 보고 섰었다.

언젠가, 대청댐 일출보러 나가는 길에 음력 스무 닷샛날 달을 찍었었는데

그냥, 달 그대로 맹숭맹숭 아쉬움. 또 언젠가 접대회식 마치고 새벽 3시쯤

취한 걸음으로 걷는 길, 한밭대교 밑 물속에 요염한 하현달 ... 아쉬움.

 

"내일 새벽 네시에 일어나야 되는데..."

"그시간에 머할라꼬예?

"사진 찍을라꼬."
"머라카요? 함부래 마소 고마. 넘 잠 깨우지 말고..."

"솔개가 봉황의 뜻을 아나, 그쟈..."
"당신은 봉황하고요, 제발 솔개 잠만 깨우지 마소..."

그래, 마, 관두자. 그믐달 하고 연이 닿으면 하지 뭐.

 

누군가가, 머릿속에 각인된 것들을 그대로 재생해 내는 무언가를 발명한다면

그사람에게 도대체, 무슨 상을 줘야할까?

평화상+물리학상+화학상+생물학상+문학상+십이첩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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