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어느 장단의 춤이던가?

가을길 2012. 10. 25. 14:14

 

 

 

발단 :

10월 19일 (금요일)  09:30

회의중, A4 종이 한 장이 팔랑팔랑 책상위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얼른 줏어드는데, 왼쪽 옆구리가 조금 시큰, 오후 내내..,  그래도 뭐, 쪼매 그러다 말랑가... 했다.

 

토요일, 옆구리가 계속 좀 그렇네... 싶었지만, 옆지기 모시고 장태산으로. - 예민해진 사람 걱정하는 것 싫어서 내색 없이.

일욜, 그럭저럭 뒹굴고
월욜 : 여전히 묵지근..., 그래도 움직기에 신경쓰일 정도 아니었는데,
 

10월 23일 화요일

오전까지는 묵직하기만 하더니, 점심후 부터, 계단 걸을 때 왼쪽 다리, 옆구리가 무척이나 시큰 거려서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빨리 나으려면 침을 맞으러 가라' 고들 권해싸서, 그래 한의원에 가보기로 작정.
- 3~4년전?  어깨가 아파서 침 맞으러 몇 번 갔었는데 별무신통이었던 듯, 그래서 침에 대해서는 별로였지만. 

 

 

장단 #1 
한의원 진료실, 이러저러 금욜부터의 옆구리가 되게 오늘은 되게 시큰거린다고 하니까, 아 이양반

대뜸 이마에 침을 쑤셔넣더니, 이래저래 구부리고 비틀어보란다. 잘 안돼...

또 오른쪽 손에 침 한 방, ... 해도 안되네.

근 위축이 아주 심하다면서,  오른쪽 발에 침 하나 꽂아주고서는. 
이쪽 저쪽 무릎을 번갈아 구부리고 등뼈를 누르고... 하더니, 다했단다.
'오늘은 30% 정도 치료했으니까, 절대로 뜨거운 찜질은 하지 말 것이며...2~3일 더 오라' 고.

이거, 뭐, 아픈데에는 손도 한 번 안대보네... 싶어 좀 서운했지만,
무지랭이 내가 알 수가 있나. 심오한 의술을...

옆지기에게는 침맞으러 갔었다는 이야기도 안하고 저녁내내 밤내내 누워서 TV만 봤다.

 

 

10월 23일 수요일 아침,

오마갓 ! 일어나야 하는데, 누운자리에서 꼼짝을 못하겠네. 이기 무신 조환지.

옆지기 한테 좀 일으켜 달라고 했더니 휘둥그레진다.

도저히 발을 뗄 수가 없도록 저리고 시큰거려서, 출근 준비는 커녕 식탁에 앉지도 못했다.

어제 한의원 갔었더라... 고 하니 펄쩍 뛴다.

"딴 때는 어지간히 안다이 박사면서, 어째서 침 맞으러 갈 생각을 했느냐, 그런 걸 왜 숨겼냐..." 고 핀잔이다.

좀 사그러들면 물리치료 받으러 정형외과에 가기로 하고 오전내내 누워서 시체놀이 했다.

도대체, 어디를 어떻게 주물러 놨기에 이럴까... AC DC

 

오후, 병원에 같이 가겠다는 옆지기를 말리고, 500미터도 채 안되는 정형외과 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휠체어가 이런 때 필요한 거구나... 싶었다.

의사 : "인대가 늘어난 겁니다. 주사 맞고, 물리치료 한 2~3일 하세요.
          집에서도 뜨거운 찜질 자주 하세요." - 20초도 채 안걸리는 진료.

 

뭐라꼬? 뜨거운 찜질을 하라고?  믕믕믕~ 도대체 어떤 장단에 무슨 스톼일 춤을 출까 ?

물리치료실에서 뜨끈뜨끈 핫팩찜질 20분 하고, 원적외선, 초음파, 테이핑... 당했다.

마중나온 옆지기하고 해주냉면 한 그릇씩 먹고, 한결 부드러워진 걸음으로 집으로 왔는데
걷기가 한결 수월했음은, 옆지기 말대로, '소염제 덕분인, 일시적인 완화'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같은 증상에 대해서,

1. 뜨거운 찜질은 하지 마라, 카고

2. 뜨거운 찜질 자주 하라, 카고

 

우짜란 말이고?

mea culpa , 내탓이로소이다.  까짓 팔랑팔랑 종이 한 장 들다가 말이지...

 

10월 25일 오후 2시, 이럭저럭 움직이는덴 별 지장 없네.
이정도 된 것이, 그 침 덕분인지 ?
핫팩에 쭈물럭 쭈물럭 안마기 덕인지 ?
어느 장단에 맟춰 춘 춤 덕분인지 모르겠다.

좀 있다가, 물리치료 장단에 춤추러 간다...

몸 션찮아지니까 오만 것이 다 귀찮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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