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그물에 걸리지 않는 - 숫타니파타 sutta nipata 에서

가을길 2013. 4. 28. 20:11

어쩌다가 (우연히) 듣게 된, 아니면 찢긴 잡지 쪼가리에서 보게 된

한 소절의 멜로디나, 한 귀절의 글에 '삘 feel'이 꽂히면
???  제목이 뭘까? 누가 쓴 글일까? ...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데

그냥 궁금한채로 잊어버리게도 된다. - 궁금해했던 것 마저 잊는다.

그러다 우연히 그 멜로디의 제, 글의 주인을 알게 되면

거 참 유쾌하고 상쾌하다. - 물론, 그 제목을, 주인을 모르고 지냈다고 해서 불편... 뭐 그런 것 없었는데도.

 

인터넷 생기기 전,
공지영씨? 의 소설이 나오기도 한참 전, 어디선가 얼핏 본 글귀 하나.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무소의 뿔같이 혼자서 가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 ... 이라니,
이 멋진 말을 어디, 누가 했더란 말인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 이라니 ...

그때의 궁금증은 쉽게 없어지지 않아서, 그야말로 

'오매구지 구지부득 오매사복 전전반측... - 詩經'  해서 찾아 본 끝에

'숫타 니파타' 가 그 출전임을 알게 되었는데, 이 무식이는 또 궁금하다.

무식한 생각에, 불교에서 유래되었으니 당연, 원전은 한문일 것이라 싶어서

그 원문을 찾아보고 찾아보고 했지만 결국 알 수 없어서 포기했었다. 요즘 같았으면사 일도 아니지만.
그러다, 오늘 문득 '참, 그 그물에 걸리지 않는...' 원전을 찾아보자, 하는 생각이 나서 인터넷질.

 

검색결과, 그 원전은 한문이 아님을  알게 됐다.
나는 발음 조차도 할 수 없는 (범어?) 글자여서, 그것을 영어로 번역한 것을 읽어 본다.
(한글 번역은 누가? 무엇을 원전으로 했는지 모르겠다.)

 

 

Unstartled, like a lion at sounds.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Unsnared, like the wind in a net.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Unsmeared, like a lotus in water,  더럽혀 지지 않는 연꽃처럼

wander alone like a rhinoceros.   무소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Wander alone like... 에서, 번역자(영어)는 본래의 의미는 a 'sword-horn'  처럼 혼자서 가라

   wander alone like a (sword) horn 이어야 하겠지만, (상징적인 동물이 아니라), 뿔처럼 가라...

하는 것보다는 무소 rhinocores 처럼... 으로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겠다 싶어서 '무소처럼' 이라고 했다는 , ↓ 아래 원문 참조.

 

rhinoceros - 코뿔소 (무소)

Indian rhinoceres : unicornis - 아마도 이 코뿔소 인 듯.

집단생활 활동이 적은 동물이라서 무소를 인용한 것? 만은 아닌 듯.

 

 

Sn 1.3
Khaggavisana Sutta: A Rhinoceros
 
translated from the Pali by
Thanissaro Bhikkhu

 

 

Translator's note: The refrain in this sutta is a subject of controversy.
The text literally says, "Wander alone like a 'sword-horn,' which is the Pali term for rhinoceros.
The commentary, however, insists that this term refers not to the animal but to its horn, for the Indian rhinoceros,
unlike the African, has only one horn.
Still, some scholars have noted that while the Indian rhinoceros is a solitary animal, rhinoceros horns don't wander,
and that in other verses in the Pali canon, the phrase "wander alone like..." takes a person or an animal, not an animal part, for its object.
Thus, for example, in Dhp 329 (repeated below), one is told to "wander alone like a king renouncing his kingdom,
like the elephant in the Matanga woods, his herd.
" It's possible that the rhinoceros was chosen here as an example of solitary wandering both because of its habits and because of its unusual single horn. However, in a translation, it's necessary to choose one reading over the other.
Thus, because wandering "like a rhinoceros" sounds more natural than wandering "like a horn,"
I have chosen the former rendering. Keep in mind, though, that the singularity of the rhinoceros' horn reinforces the image.

-  "Khaggavisana Sutta: A Rhinoceros" (Sn 1.3), translated from the Pali by Thanissaro Bhikkhu.

 

 

원전에 대한 궁금증은 풀렸는데 말이지, ...

도대체, 내가 왜 그렇게나 '원전' 찾아보려 애를 썼을까? 또 궁금하다.

글쎄, 아마도 그즈음 읽었던, 老子의 도덕경에서

天網恢恢 疎而不失
'하늘의 그물은 하도 넓어서 성글지만, 아무 것도 빠져나가지 못한다' 의 느낌이

예사롭지 않아서 않아서였을까?

아니, 하늘의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이고 싶어서였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왜, 나는, 저 하늘의, 넓디 넓어서 존재 조차도 모르는 그물, 그 그물 조차도 싫을까?
아무것도 빠져나갈 수 없는 그물... 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이고 싶을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 이라.

 

무엇엔가로 부터의 책임회피? 도망? 도피?에 대한 잠재적인 희원? 글쎄, 답은 아닌 듯.

그냥, 그물이 싫다는?  아, 또 궁금해지네.

 

석가는 노자보다 한 수 위였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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