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푸른 잎 파란 잎...

가을길 2013. 4. 30. 08:33

 

이틀간 촉촉한 비 끝, 아침햇살에 오만 잎새들이 반짝인다. 그중에서도

사철나무, 감나무 잎새들은 자르르한 윤기가, 좋은 솜씨로, 이제 막 닦아 놓은 구두코 같다.

반들반들 맨질맨질... 슬몃 만져봐도 역시 억수로 그렇다.

원추리 싹들도 이제 거의 제빛을 갖췄다, 봄 화단.

'푸르름'이 돋기 시작하는데 저걸 푸르름이라고만 하기엔 좀 억울하다. - 오래전 부터의 생각.

 

왜? 우리 조상님네는  푸를 靑 푸를 綠 이라고 했을까?

한자나 영어에는 청, 록이 구분되어져 있구마는 ...

푸름 靑 blue

녹색 綠 green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엔 파랄 거예요 산도 들도 나무도 파란잎으로 파랗게 파랗게 덮힌 속에서 파란 마음으로 자라나니까

 

하늘도 푸르고, 파랗고

강물도 푸르고, 파랗고

잎새도 푸르고, 파랗고 

 

빨 주 노 초 파 남 보  - 빨강 朱黃 노랑 草綠 파랑 藍색 보라

빨강 검정 하양 노랑 파랑 보라 - 우리말 이름, 예쁘다. 풀빛은 빠져있다.

green sleeves : 푸른 소매  (실제 그림의 소매는 초록색이다)
green field : 푸른 들  blue sky : 푸른 하늘

 

가끔은, 우리말 형용사가 좀 모자라네... 싶기도 하다. 눈물 eyewater :-)  tear teardrop eyedrop

색 色 과 빛
빨강색 빨강빛 red color red light

 

빨강빛의 꽃

빨강색의 꽃

 

은행목련매실살구원추리... 잎들이 새록새록 파릇파릇한데

푸른 잎이라고 해줄까, 파란 잎이라고 불러 줄까... 혼자서 괜한 걱정을 하고 섰는 봄화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