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고흐 Gogh 는 어떻게 그렸을까, 그 햇살을

가을길 2013. 7. 9. 14:41

 

 

 

scene #1.

하지 막 지난 때 오후 4시, 바늘같이 찌르는 햇살 가득한 역전 광장,
느티나무 작은 그늘, 매미 나래 같이 속살 은은히 비치는 치마.저고리의 여인네 셋이 너울너울 선녀춤을 춘다.
나긋나긋 손사위들이 아주 그럴 듯 한데다가, 쪽진 머리, 땡볕에도 얼룩 하나 없이 보오얀 화장이 참 보기 좋다.

라우드 스피커에서는 영판 민요가락의 찬송가. 퓨전 찬송가 시대!

그 뒷편, '사랑'을 가득 가득 싣고서, 옆구리에 자랑스런 플래카드를 칭칭 동여 맨 봉고차.
플래카드 클로즈 업 : '사랑나눔 행사'  우리교회 공연 및 무료급식...

오 !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scene #2.

선녀들이 너울대는 앞, 광장 가득 빼곡한 회색 플라스틱 의자들 마다 마다에는

박스 쪼가리, 부채, 그나마도 없어 이마에 손 얹어 햇살 가리개 하고 있는, 얼추 400개 정도의 찌그러진 눈 눈 눈

객 A : "왜 찬송가는 꼭 4절씩이나 한댜? 더울 땐 일 절만 하지..."
객 B : "안즉 시간이 좀 멀었짜녀, 저거들도 때가 돼야 주지..."
객 C : "여름에는 한 시간 정도 늦게 하믄 안될라나. 요시(요즘)는 5시가 되도 해가 송곳 같은디..."

D.E.F.G. ... 덩실덩실 한복 입은 천사들을 보는지, 국수 실은 봉고차를 보는지... 말이 없다.

아! 목마른 사람들.

햇살은 오지게도 쏟아져 꽂히고 꽂히고 꽂히고, 마이크는 뭐라 뭐라 메모지를 보면서 또, '소개'를 한다.

그늘 없는 광장, 지글거리는 바닥에 각각 제그림자들을 깔고 앉은 눈들은 반응이 없다.

이번엔, 독창에 獨舞.
저 여인네 아까전에 춤도 젤 잘 추더니만 성량도 음색도 발성도 예사롭지가 않네.

그래, 저정도는 되어야 진리와 사랑과 은혜를, 고픈 배 마른 목의 모두 모두에게 '충만' 하도록 나누어 줄 수 있지.

이 찌는 날에...

 

행인 #1 의 monologue :

하나님, 이런날은 말이지요,

저하늘을 말이지요, 한 둬 시간 쯤이라도 두툼한 구름으로 좀 덮어주면 안될라나요?

주는 이도, 받는 이도 얼매나 좋을까요.

그런 미라쿠루(ミラクル) miracle !

 

 

 

scene #3-1. 고흐 Gogh의 그림 #1  '미라쿠루'  ミラクル 이후,

뭉게뭉게 구름 시원한 하늘, 아주 진한 무지개의 아치 arch !  

행복하게 국수를 먹으면서 덩실덩실 찬송가 ...

 

 

 

scene #3-2. 고흐 Gogh의 그림 #2  절규의 광장 (scene #1+2)

 

        

 - 뭉크 Edvard Munch 의 '절규 Skrik scream' 이전의 절규

 

 

나는, 저들의 자글자글 햇살에 타버린 얼굴들을 담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