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보양(식)에 대한, 종편방송들에의 불만

가을길 2013. 7. 9. 17:03

 

 

손놈*(님)이 왔다. 점심으로 뭐, '보양식'을 하잔다.
*손놈 - 나이가 아주 적거나, 완전 반갑지만은 않은 손님.

 

"저어기, 이 부근에 민물장어가 좋다면서요. 여름에는 그것 한 몇 판씩(석쇠)은 먹어 줘야 힘을 쓰지요..."

지나 내나, 모니터나 보고 계산기 두드리며, 종일을 에어컨 밑 책상에 붙어지내면서 보양은 무슨 ...

하지만, 지가 쏜(산)다는데 마다할 것도 없고, 그래, 좀 걸게 쏴봐라... 싶어서 진짜 민물장어구이집으로 갔더니

장어 4인분에 약주 한 병 더해서 12만원이 나왔다. 김치비빔 안주하고서, 냉면 하나씩으로 했으면 4만원도 안나왔을 걸...

 

그런데, 아, 이 손놈은 먹는 내내 장어기름은 뭣이 많아서 어떻고, 꼬리는 어쩌구...

자석, 니는 좋겠다. 아는 것 많으니 먹고 싶은 것도 많을테고...

장어 한 두마리로 保陽은 무슨 보양.
몸에 좋고 기에 좋다는 만큼의 효과 볼래면, 장어를 하루에 한 바께쓰씩은 먹어얄 거다. 

그래, 장어꼬리 4개를 네게 다 먹였으니, 힘 좀 써 보게나...

 

 

保養, 補養, 保陽, 어떤 보양인지 몰라도 우리네들, 참 사시사철 줄기차게 보양식을 찾는다.

- 남 나무랄 것 없이, 나부터도 복달임으로는 삼계탕을, 그리고
  봄.가을의 시작 무렵에는 해마다 큰처남이 꼭꼭 보내주는 과일, 채소즙들 한 박스씩을 먹는다.

  흔히 '보양탕'이라고 숨기 듯 말하는 탕은, '먹으면 재수 없단다...' 하는 모친 말씀 때문에

  근 20년 가까이를 먹지 않았다. 안먹어도, 한여름 잘 지낸다.

 

 

 

요즘들어 보양 찾는 것이 더 극성스러워졌네 싶음은, 아마도 종편 방송들에서

'개인사례 입니다.', '검증되지 않은 ...' '전문적인 소견이 필요한...' 하면서도, 꾸준하게 내보내는 정보들도 한몫 하는 듯.

- 이건, 어찌 보면 좀 면피성, 면책성을 내포한 자막인 것 같다.

 

 

 

무엇 무엇들에서 에서 추출한 어떤 '물질들'은 항암, 항산화... 등등에 효과가 있겠지만,
암에, 당뇨에,혈압에,관절염... 에 좋은 물질의 함유... 라고만 하지 말고

똑 잘라서, 

하루에 어느정도의 양을 먹어야 예방,치료, 내지는 현상유지... 등의 효과가 있는지도 좀 알려줬음 싶다.

몸 불편해서 방송 보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그런 막연한 정보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방송 보는 순간에 이미, 헤까닥 해버린 그네들의 머릿속에는 그저, 너도 나도 산으로 들로 가서 마구잡이 캐다가
삶고 볶고 찌고 해야지... 하는 욕심만 차게 된다.

* 옆지기도 자꾸 개똥쑥 캐러 가자고 재촉 하고,

* 옆에 멀쩡한 아무라도 등산복 사서 입고, 산으로 어디로 뭘 캐러들 간다고 해 쌓는다.

 

 

 

보양 補養 - <한의학>기혈(氣血)과 음양(陰陽)이 부족한 것을 보충하고 자양하는 일.

보양 保陽 - <한의학>몸의 양기를 보하는 일.

보양 保養 - 몸을 편안하게 하여 건강을 잘 돌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