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고기 한 근, 채소 한 근, 계란 한 판...

가을길 2011. 11. 7. 18:17

 

 

 참, 참 오래 전

이란 Iran 하고도, 정말 깊은 산골짜기 현장에 근무할 때, 그 동네 특산물은 '석류' 였다.
큰 것은 어른 주먹 두 개 정도 컸다.

강수량 아주 적은데서 자라선지 그 붉음, 그 진한 향기와 달콤함은

그날들 이후, 여지껏 맛 본 적 없다. 

 

석류 이야기 아니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현장, 숙소는 발전기 돌리지만), 그야말로 깡촌이지만

저울 사용은 확실하게 했다. 돈, 냥, 근, 관, 돈... 이런 것 없이.

석류던, 양고기던 사는 사람이 달라는대로 저울에 달아서 판다.

덤 주고 말고는 주인 마음 - 우리네와 같다.

 

우리 시장,

계란 : 특란, 대란,초란,영양란... 30개 들이, 15개 들이, 10개들이...

냉이, 달래 봄나물 철 - 이거는 촌할매들의 바구니에 담긴대로 천 원 어치, 이 천원 어치...

시금치, 상추, 감자, 버섯 ... '근'으로만 판다 (400g). 근 이하로는 낯 간지러워서 못산다.

양파 - 그물망에 넣어서 판다. 굵은 것이 든 망은 얼만가 더 비싸고

생닭 : 덩치별로 큰 놈 작은 놈 , 마리당 얼마...

동태,고등어,명태,꽁치,갈치 ... 등 - 주인이야 가격 매긴 기준이 있겠지만, 마릿 수, 무더기...에 얼마,로 판다.

오징어 : 진한 갈색 껍질과 희끄므레한 껍질의 것을 섞어서 판다.
            갈색껍질만 사려면, 돈 더내야 한다.

 

* 정육점 : 100g에 얼마... 로 판다. 맘에 든다.

 

미터법으로 단위, 규격을 통일한 것이 벌써 언젯적 이야긴데, 아직도...

요즘, 시장 따라댕기는 기회가 잦다보니, 불편하네 싶은 것이 느껴진다.

 

 

고추가루 : 고추가루 한 봉지 중에 씨나 꼭지의 함량이 얼마인지는 표기해야 한다.

며칠 전, 김장거리 고추가루 장만하면서 느꼈던 것이다.
옆지기, 마른고추를 사서 방앗간에 지켜서서 씨 없이, 꼭지 없이 가루 빻았는데,
"그 방앗간 여자가, 고추씨를 안줄라카잖아., 우리 껀데.

 '아, 씨가 얼마 안나왔어요... ' 카면서 안줄라꼬.... 육수 만들고 할 때 얼마나 좋은데 그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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