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좆도 모르면서 들은 풍월로만

가을길 2011. 11. 6. 14:20

 

 

 

그들의 이야기에 쫑긋할 것 없다
마지막 것 앗기지만 않으려
남몰래 지은 견고한 城안에서
말할 수 없이 외로웠던 城主들이다

 

 

 

"좆도 모르면서 들은 풍월로만..." - 이거, 미풍양속에 저해되는 발언으로 잡혀갈라, 그래도 뭐

뭣도 모르는 것은 뭣도 모르는 것이다.

욕을 해도 밉상아닌 사람도 있다.

 

대 여섯 해 전 연말,

바둑 끝나고, 포장마차의 홍합 국물도 다 졸아버린 시간,

선배 두 분 (서로 동갑인)과 비척거리는 길 가면서 물었다.

"형님, 올해에 제일 좋았던 것 딱 한 개만..."
꼭 일흔의 선배에게 내가 물었다.
"아, 그거 말아야? 섹스를 일주일에 세 번 했을 때야..."

나하고 그 선배님은 흐흐흐흐~ 웃었고,
꼭 일흔의 다른 선배님은 허, 하고 웃었다.

 

얼마 후 한날, 그, 다른 선배와 둘이서 술 먹다가,
"이사장, 암만 그래도 말이지, 그런 대답이 어딨어, 아우님 한테..."

글쎄요, 선배님도 같이 허허허 웃으실 걸 그랬나 봅니다.

- 그양반, 요새 연애하나봐... - 좀 부러움이 내포 된 어투.

 

이런 이런... 하기 보다, 차라리
임금님 귀는 이따만 하다... 라고 뱉어야 하는데
껍질에. 체면에 눌리워 속 시워언히 표현 못하는 나는,
언제기 되어야
悟道頌 반 자락이라도 할 수 있을래나.

 

어젯밤, 또 셋이 모인 자리,

"요새 형님 얼굴이 편안해보입니다."

섹스가 젤로 좋았다던 선배가 대답했다.
"정말로 좆도 몰랐었구나 싶어서 그래, 들은 풍월 휘두르며 내 잘난 줄로만 알았었거든,
근엄, 위선의 껍데기 속에서 나 혼자 꿈이었지 뭐..."

일부러 눈의 촛점 두지 않는 선배가 밉지 않았다.

 

그 선배님, 누구네들의 왕년 못지않게 찬란한 스펙, 캐리어였다.

글쎄, 나는 언제쯤이나 '지금의 뻔드그레' 함이 그뿐임을 알게 될런지요.  

 

노승이 팔팔한 행자 데리고 산길 가는데

여인네의 숨 넘어 가는 목소리... 풀섶을 보니
아랫도리 철철히 피를 흘리며 한 여인네 혼자 마지막 산통을 하고있다.
"너 저어기 내려가서 물 좀 적셔 오너라..."

가사 벗어주면서 노승이 행자에게 말했다.행자는, 출가한 처지에
못볼 것을 봐서는 안된다는 둥, 그냥 냅두고 얼른 마을로 내려가서

사람을 시켜야 한다느니... 블라블라 했지만

워낙 노승의 뜻이 굳은지라, 시키는 대로 가사를 물에 적시고
공양그릇에 물도 떠오고... 치다꺼리를 해야 했다.

그렇게, 탈없이 아이를 받아 내고, 마른 옷 덮어주고서 두 스님네 다시 가던 길 걷는데,

한 시오리쯤 걸었나, |

행자 : "스님, 못 볼 것을 보았나 봅니다..."
노승 : "아직이더냐......"

 

우리는 맨날 체면체레 때문에 근엄을 가장하고,
말만 뺀드그러히 '천사의 말과 방언을 한다' 빈 꽹가리 같이...

 

 

Gregorian Chant 로 들어보는 'yesterday' 외, Beatles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