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而時習之/漢文 漢詩

갱힐후 羹頡侯 - 漢고조 이야기

가을길 2013. 9. 8. 10:18

유방 劉邦, 드디어 항우를 제압하고 漢을 세우다. - 한고조 

거기엔 韓信의 활약이 막대했으나, 유방의 마누라 여씨의 모함으로 (처족의 입김이 셌다)

한신은, 허리를 잘라 죽이는 요참형을 당했다.

그에서 비롯된 야그가, 언젠가 어느 정치인이 써먹은 '토사구팽' 

 

狡兎死良狗烹 飛鳥盡良弓藏 敵國破謀臣亡 天下已定 我固當烹

교토사량구팽 비조진량궁장 적국파모신망 천하이정 아고당팽

 

교활한 토끼가 죽고 나면 사냥개를 삶고, 
새를 다 잡았으니 활도 창고에 쳐박아 버리고
적국이 타파되면 모신도 망하는 것. 천하가 이제 평정되었으니 나도 마땅히 팽당하는 것이지...

- 내가 배울 적에는 교토사주구팽 (달릴 주走)으로... 

 

위 이야기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요즘 사기(물론, 번역판)를 여기 저기 뒤적거리다 보니

'유방이 자기 조카를 갱힐후에 앉혔다... ' 란 대목!

갱힐?  - 갱은 국이다. 제사에도 쓰는 말이니까 알 만 한데, 힐? 모르겠네. 

 

 

* 羹頡 갱힐 (국 갱, 긁을 힐)

 

이야긴 즉,

유방이 항우의 편에서서 전쟁판에 뛰어들기 전에는, 지금의 파출소장... 쯤으로 동네에서 좀 껄렁거렸다.

한날, 친구들 몇을 데리고 집에 갔더니, 

부엌에 있던 형수가 신경질적으로 국솥, 밥솥 바닥 긁는 소리를 내는 바람에

머쓱해진 친구들이 그냥 돌아갔다.

배가 고픈 유방이 부엌에 가서 보니,

오 마 갓! 밥도, 국도 많이 있었던 거라...

 

드디어 천하를 평정한 유방이, 논공행상을 따져 이놈 저넘 오만 놈들을

여기 저기 온 천지에 땅을 주고 벼슬 주고 하면서도,

정작, 자기의 조카 (형수의 아들)에게는 코딱지 만큼도 신경을 쓰지 않으니까

마음이 쓰린 유방의 아버지가 '거, 조카한테는 와 그리 무심한가...?' 했더니,

유방 : '조카는 밉지 않지만, 그 어미 (유방의 형수) 때문이오.'

아버지 : '그래도 조카 아니냐, 좀 봐줘라...' 성화를 부려서, 조카에게도 제후의 직급을 주었는데,

바로, 직급의 명칭 '갱힐후 羹頡侯' - 국솥 바닥을 긁는 제후 !

 

아따, 유방이, 그 소가지 한 번 좀 그렇네. ㅎㅎㅎ 혼자 웃었다.

 

그런데, 저 이야기를 전한 사람이 사마천인데,

사마천은 (사기 130권을 지은), 유방으로 부터 한참 한참 뒤

한무제에게 자지를 짤리우는 형을 받은 받았으니,

은근히 한무제의 할배할배할배... 인 한고조 유방에게도 좀 꽁~ 하는 감정에서 쓴 것 아닐까? 하는 내 생각.

 

 

옛 중국 땅이름 중에, 갱힐산이란 곳이 있긴 있었는데, 유방이 조카를 그곳의 제후로 보냈는지,

아니면, 형수에게 품은 앙심으로 조카를 갱힐후로 봉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자료에서도 貌似巧合 - 참 공교롭다. - 라고. ㅎㅎㅎ

 

 

* 중국 자료

 

羹頡山

在察哈爾涿鹿縣西,漢高帝封兄子信為羹頡侯。- 涿鹿縣西에 있는 산인데, 고조가 조카를 갱힐후로 봉했다.

括地志 : 羹頡山在懷戎縣東南十五裡,高祖取其山名為侯號,

按《史記楚元王世家》高祖微時,過丘嫂食,嫂陽為羹盡繚釜,巳而視釜中有羹,繇是怨嫂,及為天子,封其子為羹頡侯。

사기 초원왕세가 (사마천) - 형수가 미워서, 조카에게 그리 했다.

劉邦為何與大嫂產生極大怨恨

(유방은 형수에게 원한을 가졌던 것이다)

貌似巧合 공교롭다. 

 

寶退綠》括地志實有羹頡山,注史記者失不引此,師古但雲頡山,小司馬索隱又直為爵號,皆勿深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