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가을밤 독서의 즐거움 - 男女相悅之詞

가을길 2011. 10. 4. 21:41

 

 

男女相悅之詞 : (조선남녀상열지사 라는 영화와 무관 함)

 

긴 가을 밤을 굳이 딱딱한 책만 읽기 보다는
잘익은 메주 냄새나는 골계미, 해학을 다시 뒤적거려봄도 그럴 듯 하다. 
남녀상열지사에,
새삼 學而時習之不亦說乎 내지는
溫故而知新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선조들의 해학, 짜릿하고, 정겨운 메주냄새 같은 이야기들은
sex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말초신경만 자극하고 마는 것 아니어서
읽을 때 마다 무언가 넉넉함을 준다.

물론, 해석을 한 사람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유려한 문체의 글을 대할 경우이지만, 화끈한 표현도 새록새록 재미난다.

'얼음위에 댓닢자리 보아 얼음 위에 댓닢자리 보아
님과 나 얼어 죽을 지언정
정 든 이 밤아, 더디 새오시라... "  - 만전춘에서...

"만두사러 쌍화점 갔더니
회회아비가 내 손목을 잡더라.
이 소문이 퍼지면, 새끼 광대 내 말이라 할 것이다.
나도 그 잠자리에 가고 싶다.
그 잠자리 보다 난(어지러운) 곳은 없더라." - 쌍화점

 

노골적인 동영상이, 가는 곳 마다 설치는 시절에 무슨 궁핍한 얘기냐고 할런지 모르지만
'은근 슬쩍'의 이 함축미의 멋은, 오래 오래 시간이 가도 '느낌'이 있어 좋다.
밤 새 진흙새가 우는 바람에 감기가 들었다는 아이를 측은해 하는 가난한 집의 이야기는
DVD에서의 현란한, 그러나 스토리 없는 sex 보다 맛이 있다.

 

누군가는 , 도대체 우리는 왜 vagina monologue가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알면서도 그 '고유명사'를 입밖에 내기를 주저하는지 모르겠다... 라고 설파 했던데,

꼭 뭐 그렇게 된장을 된장이다... 라고 해야 맛이냐, 어디...

'마음의 눈'으로 느낄 수만 있어도 충분한 것 아닌가?

지금, 걸쭉한 가루지기타령, 펴본다.

http://www.seelotus.com/gojeon/gojeon/min-yo-pan-so-ri/byeon-kang-soe-ga.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