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酒池肉林에서 노닐기

가을길 2011. 11. 28. 13:17

 

 

중국 은나라? 기억 가물가물...
하여간, 주왕은 달기를 섹스파트너로써 쵝오로 여겼다.

- 고딩땐가? 신영균씨가 주연한 '달기' - 물론 불법적으로, 아는 '동네 형'이 기도로 있던 극장에서 - 를 봤었는데,
전설을 형상화 하기 위해선지 몰라도, 쇠기둥에 좌르르르 흐르는 인육의 기름을 보면서
목젖이 나오도록 웃는 왕과 달기의 엑스타시에 빠진 눈매는, 지금도 촤르르르 머리에 스친다.

 

주왕, 탕왕, 걸왕, 달기... 에 관한 신화는 이너넷으로 검색하시기를.

어쨋거나, 주지육림 이라고 하면 질펀한 술자리, 섹슈얼한 몸매의 여자가 있는 자리를 연상하게 한다.

 

약속이 삐그러진 지난 토욜 오후, 그 손님 오면 주리라... 싶어서
오후 내내 기원 냉장고에 맡겨 두었던,
후배가 택배로 보내 준 '남해산 붕장어' 한 뭉치를 가지고

바둑동지들과 포장마차로 갔다.

워낙에 오랜 단골들이라서 안주꺼리 가져가서 요리를 해달라고 해도 싫어하지 않는다, 이집은.

 

낮부터, 진땡이, 막걸리, 맥주, 소주, 선배가 가져온 양주... 먹으며 바둑 두고서
저녁에는, 포장마차에서 붕장어를 깻잎에 싸서 우적우적 먹으면서 홍합국물도 들이키는 酒池!

 

밤 9시, 술못에 빠져 먹기는 먹었다만,

차 하나씩 끌고 집에 갈 일이 좀 그렇다... 싶은데,

선배님 : "딱 한 시간만 찜질방 가서 땀 빼고 술 깨서 ...' 가잔다.

 

여섯명이,찜질방용 가운 받고 들어가서 사우나실에 앉았는데,. 도저히 더워서 안되겠네...

에라~ 가운 벗어 젖혔다. 그러자 모두들 다 훌러덩 훌러덩...

지나, 내나 큣대 하나, 당구공 두 개... 피차 아는 처지에 뭐...

후배 한 녀석은 문간에 등 기대고 앉아서, 혹시나 이시간에 들올지도 모를 손님 막으라고 보초 세우고

널널하게 궁시렁 궁시렁... ...

 

선배 : 어이, 이사장, 이게 바로 육림肉林이지?

하하, 그렇네,

육림이 뭐 따로 있나. 늘어지고 금간 몸뚱아리에 덜렁덜렁 써먹을대로 써먹어서

명색뿐인 거시기를 늘어뜨리고들 앉았어도, 그래, 육림이네, 육림...

나 : "오늘. 환상의 주지육림 제대로 합니다, 주지육림, 그 별 것 아니네요!"

아따, 실컷 웃었다.

 

육림... 하면

가슴 봉긋, 개미허리, 요염 눈매, 꿈틀거리는 골반체조의 뇨자를 생각하기 쉬운데

이런 肉林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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