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대전에서 커피던, 맥주던 하 잔... 하자."고 했다, 어떤 사람이.
시간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하여간 같이 하는 자리가 되겠거니... 싶어
시간을 비워 뒀다, 점심무렵 부터 - 점심도 안먹고 - 오후 내내.
점심나절 부터, 기원에서 선배, 친구들과 어울리면서도
"혹시, 내가 중간에 새더라도 이해하라" 고 미리 운을 떼놓고서,
바둑 두면서, 짬짬이 한 잔씩 걸치면서도 전화기에 자꾸 자꾸 눈을 주는 나를
선배, 친구들은 좀 불편해 했다.
오후 6시, 메시지가 왔다.
'이제 마쳤는데, 늦어서, 친구들이랑 그냥 내려간다...'
그 손님이, 대전에 와서 뭐 꼭 그렇게 시간 채워야 하는 일로 오는 것 아님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만남이 될 수 있겠다 싶었었는데...
전화 한 통 기다리면서, 오후 내내를 조바심 하는 입장을 생각했었다면,
오후 두, 세시쯤에라도 '못간다' 라는 말, 글은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그손님도 나이 육십인데, 불과 서 너 시간뒤의 상황 정도는 예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기약없는 기다림에의 불편하고 어려움'을 미리 풀어줄 수 있었을텐데...
'이사람, 정말 성의 부족이야...'
아니, 남의 '성의'를 말하기 전에, 아직도
남의 '허술한 약속'에 목을 매는 내가 너무 순진한 것이야.
"자, 가입시더. 주지육림에 함 빠져보실까요?"
메시지를 본 후에, 바둑동지들을 재촉했다.
흔건히 젖어 걸어오는, 밤 깊어 삼경인 공원길, 아따...
빈가지들이 어찌 그래 나를 보고 웃더노..., '속 차려라......'
never promise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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