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백원만 더 줘유..." 부실해진 이빨 때문에 입술에도 주름이 골골이 패인 할매는 못내 아쉬워, 냉이 무더기에서 손을 놓지 못하는데...
명품 안경 번뜩이는 여인네는 기어이 받아냈다,
한 바구니 가득 냉이와, 바구니에 든 것 보다는 조금 적은 듯한 냉이 무더기까지를, 단 돈 1000원에!
아지매, you are the winner!
스타벅스 starbugs - 별 파먹는 벌거지들 - 의 커피 한 잔은
4000원 부터 ...
우리(옆지기와 나)는 봤다,
방긋방긋 웃으면서 전문(전문?) 커피점에서 우르르 몰려들 나와서는 삐까뻔쩍할 다음 약속을 길거리 시끄럽도록 재잘거리고, 이내 곧 시침 뗀 홀로일 때의 아낙이, 북적이는 보도에서, 하루 종일 발걸음들의 구두만 보고 앉은 할매가 바람 속에서 낱낱 다듬어 놓은 냉이 한 바구니에게는 얼마나 인색한지를.
햇살에 그을려 주름살 마저 검어진 할매는 집이 어딘지는 몰라도, 참 깔끔하게도 다듬어진 토란,쪽파, 나물거리를 엎어놓은 커다란 다라이 위에 놓고 판다, 먼지 폴폴한 길가에서.
몇 푼, 몇 번 안되었지만 생강, 마늘, 나물 사줬다고 이제는 우리에게 먼저 아는 척도 해주는 할매.
냉이를 무쳐 먹자... 싶어 할매한테로 가는데, 그 전문커피 아낙이 먼저 흥정을 한다. 이제 두 바구니 정도 남은, 참 참하게 다듬어진, 뿌리도 아주 그만그만한 냉이!
돈 천원에, 기어이 두 무더기 냉이를 그 아낙이 다 가져갔다. "오 백원이 없는갑쥬..." 할매가 서운하게 웃는다.
"예, 그 아줌마가 돈이 모잘랐나봐유,,,: 대꾸 해주면서 같이 빈웃음 웃었다. 옆지기도 아픈 표정이었다.
담에는, 햇살속에서 웃는 할매의 얼굴을 담아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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