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가을을 밀쳐 낸, 먼 산머리 첫눈을 본 날...

가을길 2011. 11. 23. 20:23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

겨울은 아직 멀리 있는데

사랑할 수록 깊어 가는 슬픔에
눈물은 향기로운 꿈이었나

 

눈물로 씌여진 그 편지는

눈물로 다시 지우렵니다

내가슴에 봄은 멀리 있지만

내사랑 꽃이 되고 싶어라

 

아, 그대 곁에 잠들고 싶어라...

 

늦가을 비, 오락가락 하는 길을
강남 터미널에서 포천 까지, 오.가며 참 많이도 들었다, 오늘.(연주곡으로)
차 주인이 지 좋아한다고 켜 논 CD - player repeat repeat 

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머얼리 희끗 희끗한 산마루...

거기는, 그예 늦가을 눈물이 얼어붙었는 갑다.

원 참, 가슴 서늘해 지기는...

"첫눈인갑네..."
"예, 글치요 형님..." - 아니, 뭐 내가 조폭두목은 아니다. 그냥 보리문디 후배가 하는 대답.

빗발 굵어지고 해서, 좀 늦은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간판만 딥다 큰) 식당,

때 지난 시간이라선지, 난롯가에 늘어진 아지매 둘,

큼직한 스피커, 패티김 따라서 열창을 하다가 후다닥 놀랜다. ' 아아 그대 곁에 잠들고 싶어라아...'

 

"아지매들이, 난로 곁에 잠들고 싶은 시간에 우리가 왔는갑네..."

 

그런갑다, 첫눈이 오고 가을은 머뭇거리고... 이런날은

이런 노래가 좋은갑다,

출장에 피곤한 남정네나, 점심 치다꺼리 끝낸 아지매나

어디, 잠시 펜을 붓을 활을 놓은 사람들이나...

 

가을이 떠난 자리를 눈이 채워 줄 것이고

우리네는 눈밭에다 봄 꿈을 뿌릴 것이고... ...

오늘밤은 왠지, 아주 진한 커피를 머그잔 가득 마시고 싶다.

희끗한, 그 먼 산머리가 몹시도 선하네, ... 내머리를 닮아서 그런가...

 

첼로로 들어 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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