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두다가 좀 출출~ 할 때 간단히 먹기로는 단연, 족발이나 수육... 이다.
주문한 족발이나 수육 기다리는 사이, 입맛 돋구미로 순대모듬 작은 것 한 접시를 시키면,
주인이 기분 좋은날은 - 혹은, 손님이 적어서 남아돌아가기 때문?,
"오소리 감투 좀 많이 넣었습니다..." 싱글싱글 하면서 접시를 내려놓는다.
뭐, 많다고 해봐야 여 나믄 점이지만.
하여간, 그 오소리 감투는 쫄깃쫄깃 고소~하다, 요즘말로 완소강추!
주인에게, 오소리감투만 따로 한 접시 - 돈 더 줄테니까 - 달라고 해도
절대로 그렇게 안한단다, "다른 손님들도 드셔야지요... ".
오소리 감투 , 주인 말도 그렇고, 검색을 해봐도 '돼지 위장의 한 부분...' 이라는 것 밖에 모르겠다.
바둑 두다가, 보통 4시쯤에 참을 먹게되는데, 그날 기분따라 이런 저런 먹거리를 찾는다.
지난 일욜, 2시 반 쯤 됐나?, 선배님이 나가자신다.
"맛있는 것 많이 먹을 수 있는 타임이야."
"?..."
서 넛이 어울려 간 곳은, 자주 가던 그 순대국밥집!
"아직 점심도 덜 내려갔는데 뭘 벌써 여기를요?"
"오소리 감투가 접시째로 기다리고 있어. ㅎㅎㅎ~"
선배님들은 평일에도 바둑두러 모이는데, 그래서
순대도 자주 먹으러 가게 되었고, 서빙하는 아줌마 (60 중반쯤)를 잘 꼬셨는데,
'점심 시간 끝나고, 주인도 잠시 쉬러 집에 간 시간 즉 3~4시 사이에 오면'
아줌마가, 제 칼질요량으로, 오소리감투를 많이 줄 수 있다고 했다나...
회, 순대는 칼잡이의 그날 기분에 따른 칼질에서 양과 질이 왔다리갔다리 한다는데,
하여간, 접시 그득한 오소리감투를 그 '오빠들과 누님' 덕분에 잘, 많이 먹었다.
"형님들, 드디어 天時, 人和를 얻으셨습니다. 하하하하~"
"그러게, 사람은 공부를 해야되, 저 박사장 (선배 한 분) 같이.." 껄껄껄~~~
맹자님, 왈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
천시 : 때가 맞아야 하고 (2시에서 3시 사이)
지리 : 좀 가까이에 있어 자주 갈 수 있고 (기원 옆이라서 구웃~)
인화 : 서로 뜻이 맞아야 (서빙 아줌마를 잘 사귀어 놓아야...)
당연, 천시와 지리와 인화중에, 그중에 제일은 '인화' 이니...
세가지 중에, 어느 하나가 삐긋해도 이루어짐 없는 것은
남녀간의 사랑도 물론이고, 오소리 감투에도 딱 들어맞는 말이네... 싶다.
- 물론, 맹자는 결코 이런 뜻으로는 이야기 하지 않았음이고, 오로지
내 견강부회 아전인수 격으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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