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들르는, 중앙시장안의 헌책방,
탯줄같은 비닐끈에 아직 묶인 한무더기에서
손바닥 보다 조금 큰 '소월시집'이 누네띠네!
하도 낡은 빛이라, 궁금해서 펴봤다.
거친 질감의 종이, 세로쓰기 활자...
묵기는 오래 묵었네... 1964년판! - 즉, 내가 초등학교 때
그리고, 여늬 시집들이 그렇듯, 주인이 열심히 본 흔적은 없다.
뒷표지에 연한 속지를 보다가 찌릿했다.
초록색이었었던 듯 한 잉크의 펜글씨,
'새해를 맞이해서..., *** 가 (여자이름)'
그 아래에, 역시 펜글씨로,
'1965년 1월 9일 ○○○ (남자이름)', 하고 도장
보내고, 받던 그날들에
그네들의 설레임! !!!
저 두 사람, '역겨워' 하지 않고 고운길 함께 걷고 있기를 !
저사람들 한참 뒤인 나도, 그렇게 더러 받고, 더러 주고 했었느니...
이상한 것은, '확실, 또렷...' 그런 기억이 없네, 거 참...
동그란, 쌍거풀 진 눈의, 우리동네 한 해 후배인 '반장'집 딸내미만 생각나네 허허허허~~~
(간 크게도, 우리집에까지 와서, 곱게 포장한 시집 주고 갔었다, 예비고사 앞 둔 가을밤에...)
거 참... 오랫만의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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