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에스프레소

폰티우스 필라투스가 나이테를 헤아리다

가을길 2011. 11. 9. 22:07

 

 

'뿌리가 너무 자라 건물에 피해를 주므로 벌목을 합니다 - 아파트 관리소장'

 

 

 

 

메타세콰이어 몸통에 주홍 글씨
斷罪를 한다고 방이 붙었다,

샛별 초저녁, 거기 기대어
내가 피우는 담배, 연기를
좋아하더니...

 

누구라도, 기어이
언젠간 손가락질 끝으로 모는
우리네 수근거림은
사슬 채워 전기톱으로 단죄했다
이웃이었던 10여년,
'너무' 가까이 지낸 죄

허전함 조차도 머물지 않는
그루터기, 나이테를 헤아려 본다

낱낱의 연륜이 심상하지 않아,
폰티우스 필라투스가 피워 올리는
외로운 담배연기,

하도 남의 일 같지 않아
돌아 서다 되 본다, 푸른날들에
무성했던 꿈들은 갈 곳이 없었다


 

 

 

* 폰티우스 필라투스 (본디오 빌라도)  Pontius Pilatus : - 예수를 벌해야 한다는 유태인들에게, 총독으로써, 

   군중 앞에서 손을 씻으며 "너희가 맡아서 처리하여라. 나는 이 사람의 피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 하고 말하였다.
   (공동번역 마태복음 27장 24절)

 

*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 - 사도신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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