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에스프레소

내, 酒를 가까이 하려 함은

가을길 2011. 10. 30. 19:28

 

 

 

 

 

내, 酒를 가까이 하려 함은

 

목젖 지져대는 아픔들에

비명이기 보다는

묵묵히 삼켜버리고 싶음입니다

 

잇똥냄새의 말말말 들 보다는

몇 며칠을 식탁에 드나들어

군둥내 나는 새우젓이 향기로움입니다

 

거친 막면도질로 삶겨
껄끄럼한 돼지 귀때기가

아닌 듯 찔러 오는 당신들 보다 부드러워서 입니다

 

19도 알콜에 차라리 내혀를 굳혀

더딘 말 조차도 하기 싫음입니다

콩탱태 망탱태 잘난 당신, 그리고 나를
치명적으로 찔러버릴 내 독설을
좋은 게 좋다고... ...

그냥 녹여버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무 것 아닌 듯 시부지기 일어서서

홀로 취한 붉은 낙엽으로
바람길로 가고 싶음입니다

 

 

- 내, 酒를 가까이 하려 함은 2009. 08 閒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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