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에스프레소

옥수수

가을길 2013. 7. 17. 21:41

 

 


새벽장 봐 온 찰옥수수 껍질 벗기며

'강냉이가 꼭, 옛날 촌에 엄마'들 같단다

야무진 貞節,  열 댓 겹 속곳 입고

주렁 주렁 땡볕에 업고 서서 제 몸 찌들리우는

 

압력솥 딸랑이가 그쳤다.

'참 찰지네'

'이거, 당신 하모니카...'

'전에 당신이 불어 줬잖아

 - 후후후후 후후후 후우우...'

 

그랬었나......

 

제 자장가에 녹아 입 벌리고 잠든 옆지기

두 줄 길게 남긴 찰옥수수 가슴에 내려놓고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사람을 저리도 녹초로 만든다

 

여문 옥수수 이빠디 그녀가 웃어주던 그 여름

'라 스파뇨라' 를,

내 하모니카를 기억하고 있는데

 

벌어진 입 속, 두 개 금잇빨 말고도

잇몸 뼈 삭아

임플란트도 안된다고 비워진 자리

고개를 돌린다, 이게 뭔지 

 

금닛 자리, 빈자리에
깡깡 잘 야문 옥수수 임플란트 안될랑가

보고 싶은 그 하얀 웃음

 

 

 

                        옥수수  -2013. 07.17 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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