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에스프레소

이사

가을길 2013. 5. 12. 13:29

 


 

 

한 뼘 옥잠화 이파리
물방울 딛는 달팽이
이사 구경을 한다 
비 개인 아침, 손 없는 날

  

 

11층 베란다에 사다리가 걸쳐지고

햇살에 맨살 부끄러운
이불장세탁기냉장고, 파리한 분재 화분 ...

또 어디 낯선 하늘  

짐 따라 이사를 한다

 

몸뚱이 싫어지면

어디로 갈거나
내 영혼이 중얼대는 소리

가도, 그닥 멀리 가지 않기로 하자 

 

사다리가 접혀지고, 컨테이너 문이 닫히고
달팽이는 한 뼘 잎새 뒤로 넘어 갔다

햇살 뜨겁기 전에

 

아 ! 이사가 끝났다

이사 구경이 끝났다   

옥잠화 그늘 달팽이 잠이 들었다

 

내 영혼,
내 한테 쪼매 더 있어 보겠단다.

 

                                 - 이사 20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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