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없는데..' 옆지기 서글픈 날
아빠는 더 크게 웃었다
묵은 김치, 강된장에 참기름 조금, 아니면
뚝뚝 뜯은 상추, 고추장
하늘보다 큰 알미늄 양푼에 고깃칼 제 때 살 수 없는 울분도 같이 싹싹 비벼 버렸다
유치원도 안 간 때 부터
세상에서 젤 맛있는 것은
김치, 상추 벌겋게 비빈 '아빠 비빔밥' 으로 딸내미는 세뇌 되어졌다
여린 입가 벌건 그 자국
아빠는 늘 아팠다
이제 서른의 딸내미가 허브농장에서 저녁을 산단다 허브 비빔밥 '세 개'를 큰 그릇 하나'에 다 담아 달란다
'참기름도 많이요' ...
꽃무늬 보울 bowl 그득
오만 허브 어린 싹, 꽃이파리들...
아빠가 비비란다
'김치 된장 아빠 비빔밥이 젤로 맛있었어요...'
'나도 그랬어...'
생전 안하던 소리의 옆지기
나만 아팠던 것 아니었던 갑다
양푼 비빔밥의 날들에...
- 양푼 비빔밥 / 2012.08 閒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