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소심 小心

가을길 2012. 8. 27. 20:18

 

 

오후 6시10분, 홈플러스로 간다.
어제 산 중국산 냄비가 녹이 핀다고 퇴근길에 반품해달라는 옆지기의 명령으로.

충실한 내가 뭐 힘 있나, 시키는대로 해야지.

 

이래저래 (4층에서) 반품시키고 나오려는데, 흐미~~~ 이기 먼 냄새? - 시간이 시간인 만큼 예민해 진 후각.

분명, 참새 방앗간 롯데리아에서 풍겨나오는 닭튀김 냄새다.

그냥 갈 수 없재... 닭튀김 패밀리팩 절반짜리 (4쪽- 나는 두 쪽, 저거 둘이는 한 쪽씩) 주문하고 카드결제 했는데

'진동기'를 주면서 1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단다. - 결제 하기 전에 '10분 정도 걸린다...'는 야그도 해줬으면 싶다.

10분, 10분, 10분... 씩이나!

그럼 뭐 그동안에 2층의 초밥코너에 들러서 몇 개 담으면 되겠네... 싶어서

미스롯데에게 물었다. "이거, 저 2층에서도 진동 울려요?"

롯데 : "그거는 잘 모르겠는데요, 저어기 (같은 층, 직선거라 4~50미터 쯤) 화장실 까지는 되는 것 같아요."

머시라, 그라믄 10분 동안을 식탁에 앉아서 멍때리라는 ???

- 하긴, 뭐 꼭 진동 울리는 즉시로 뛰어가서 주문한 닭튀김을 받아가라는 법은 없다, 만
당시의 내 소심한 마음은 쪼매라도 늦으면 안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 소시민의 강박관념 같은?

 

웅성대는 식탁들에 혼자 앉아 멍~~ 때리기는 싫어서,  저어기 화장실에도 일부러 걸어 가보고

서점에서 유머 humor 책도 몇 페이지 읽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나는 '전자발찌' ! 그 족쇄.

요즘 뉴패션으로 들먹거리는 그 발찌, 기능이 어떨까?

일정구역을 넘어가면, 담당 경찰서나 뭐 이런 곳으로 즉시 찌리리리~ 신호가 가서

당장에 출동한 경찰아저씨들이 발찌주인을 잡아가는 기능 있는 걸까? - 아마도 아닌가봐.

 

소심한 나는, 이 진동기 하나 때문에 4층을 벗어나지 못하고

모딜리아니의 목이 긴 여인처럼, 아프리카 기린처럼 자꾸자꾸 미스롯데쪽을 보게되구마는

'발찌' 차고도 하던 짓 하는 녀석들은 얼매나 大心한 것일까? ...

그런 녀석들에게, 화학적 거세... 그런 온건한 것 말고, 완죤한 '물리적 거세'는 위헌 일랑가?

 

손에 든 진동기가 내내 찜찜한데, 드뎌 부르르르 부르르르 ... 진동기가 몸살을 한다.

해방의 시간이란 것이다 ! 팔찌건 발찌건 찰 것이 아닌거야.

 

붙임 : 진동 기다리는 동안에 읽은 유머 하나 - 배경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해가 잘 되지 않을...

 

제목 : 베드로와 삼계탕

 

베드로가 의사를 찾았다.

베 : " 날 밝을 무렵이면 도저히 가슴 두근거리고 아파서 잠이 깹니다."

의사는 '삼계탕'을 처방 해줬다.

삼계탕을 먹은 담날부터 베드로의 그 두근거림과 아픔은 말끔히 사라졌다.

신통하게 여긴 사람들이 물었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삼계탕을 처방 했소?"
의사 : "베드로는 닭이 울때면 무지무지한 스트레스를 받잖아요. 그래서 아예 닭이 울지 못하도록 고아먹으라고 말임돠..."

 

* 닭이 울기 전에 나를 3번 부정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