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월 17일, 빗속에서 참 많이 중얼거렸다.
休靜대사도 빗속에서 궁시렁 거리기는 했어도
비 그친 후 내내 마음 잡아끄는 情이라도 느꼈겠다만 http://blog.daum.net/decent0824/37
내사, 궁시렁 뒤끝이 몽땅 허무맹랑 허탈허탈... - 당연한 귀결이다. 내 내공이 턱도 아니게 부족하므로 그렇다.
5월 17일 오후 두 시, 인천 P 호텔 - 모모 모임 시작 시간, 장소.
서울역에서 전철 1호선을 타고 맨 끝, 종점에서 내리면, 호텔까지는
걸어서 5분 ! 이라는 안내문에 惑해서 KTX를 탔다,
서울역에서 인천역까지는 전철로 1시간 넘게 걸린다... 라는 정보에도 불구하고.
내심, 올만에 차이나타운 사진도 찍고 점심도 골라서 먹어보고... 싶어서.
회의시작까지 두 시간 남짓 남은 시간에 인천역에 도착했는데, 하긴 했는데
도중, 부평역 지나서 부터 창밖은 비!
첨엔, 옥희!
우와 이게 왠 재수? 비오는 날의 차이나타운 사진은 본 적 없으니
얼른 가서 빗속의 차이나거리, 몇 방 박아야지... 슬몃 차오르는 흥분! ,
rain rain rain ... who'll stop the rain
막상, 인천역에서 나와 길 건너기에도 뭣 할 정도로 장대비가 정말 장난 아니네.
꼴에, 좀 빼입은 양복차림에 서류가방까지 들고 있으니 어디서 감히 저 빗속을 철벅거리면서
카메라 내밀기를 하거나, 짜장면집 골라댕기러 가겠노 말이다.
당장에, 바로 요 횡단보도 건너의 담배가게에도 갈 수 없겠구만...
궁시렁 궁시렁... 10분은 족히 넘게 빗속을 꼬나보고 섰다가, 일단은 담배부터 사야지 싶어 빗속, 길을 건넜다.
얄팍한 양복 아래 위로 금새 찹찹한 빗물이 배인다. 이제, 저 돌대문 부터는 챠이나거리~~~ 인데 말이지.
근데, 뭣이 안될라고 그랬는지 내가 찾는 담배는 막 '다 빠졌단다'. 차암...
뭣이 또 이렇노... 궁시렁궁시렁...
할 수 없이, 그냥 비스므레한 맛이겠다 싶은 것 한 곽 사서는
대전역에서 부터 3시간 넘게를 참은 담배를 피우면서 세찬 빗속의 골목을 노려보고 서서 궁시렁궁시렁 ...
이러다가, 사진은 커녕 저 호텔까지 갈래믄 택시를 타얄랑갑다.
우산을 살까? 싶었지만 돌아오는 길에 걸리적 거릴 것이 뻔해서 포기...
담배 세 개비를 거퍼 피우면서 가게 앞에 섰다가, 가게 총각에게 물었다.
근처에 맛있게 하는 집이 오덴지?
가게 나가서 바로 왼쪽으로 꺾어 파출소 뒤의 SS반점이란다.
뭘 잘하냐니까 '짬뽕' 이란다. 국물 있는 건 별로 먹지 않기에 좀 시덥잖았지만
비는 오지요, 시간도 얼마 안남았지요... 빗속을 후다닥 뛰면서, 도대체 뭣이 이래 안맞노 궁시렁궁시렁.
SS반점, 뭐 TV에도 나왔느니 어쩌니 붙여놨어도 짬뽕은 짬뽕일 뿐, 짜장면은 아닌 것을.
국물은 그대로 남기고, 먹긴 다 먹었는데, 어째 바깥 분위기가 훠언~ 해지는 듯 심상찮다.
빛 빛 빛 ! 오호라, 이런 멍청한 디오게네스 !
금새 그렇던 비비비는 오데 가고 빛이라니... 도대체 무슨 이런 황당시추에이셔너리...
뭣이 이렇노 궁시렁궁시렁...
내가 이제, 빛속에서 궁시렁거린다. 머시 이렇노... ㄱㅅ ㄹ ㄱ ㅅ ㄹ ㄱ ㅅ ㄹ ...
남은 시간은 이제 30분, 언제 저 차이나 거리 오르막들 댕기면서 사진 찍겠노.
시간 많다 해도, 이런 벌건 낮에 무슨 재미로 찍을까, 마 치아뿌자, 그래.
5분전 까지만 해도 비가 왔음, 인증샷
파출소 바로 뒤에 짬뽕 먹은 집 있음.
벌건 낮은 정말 아무 재미가 없다... 딱 이 것 한 장만 찍고 터덜터덜... 회의장으로.
참, 저 훠궈따왕 (대과대왕) 문 앞에 중국 아줌마가 "짜장면 4천원, 짜장면 4천원..." 카더라.
국물 철벅이는 짬뽕 5천5백원 주고 먹고 나왔더니. 흠... 담에 짜장면 꼭 먹어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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