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비오는 토욜 아침

가을길 2011. 7. 9. 11:26

 


 

푸근히 기지개를 켠 아침,
찬물에 밥을 말았다,
하얀 접시의 바알간 무장아찌, 색이 그래 곱다
영덕, 엄마네 장독간에도
비가 오고 있을랑가......

엊저녁 막걸리에 답답한 입안을
호랑이풀 치약으로 개운히 닦고
팀파니 울림 따라 늘 심장 쿵쾅이는
'합창'을 튼다
하얀 머그잔 찰랑히 까만 커피,

베란다 유리창을 열면
밤내내 글썽였던 방울방울들,
수세미 넝쿨 한 마디 더 방충망을 올랐다,
지난 밤을

봄날, 시덥잖던 떡잎 두 장 속에 저런 지혜...

오르락 내리락 前線인지 戰線인지

어쩌면 억수로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예보의 저기압 속에서
커피가 식고,
'합창'이 끝났다
영덕에 전화 해봐야겠다.  2011/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