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而時習之/漢文 漢詩

발분망식 發憤忘食 是丘也

가을길 2016. 4. 29. 13:38

 

 

TV : 도올이 칠판에 發憤忘食 을 휘갈기는 것을 보면서,  

 

나의 천방지축 단순무지한 머리는

'발분망식, 썽질나면 밥먹는 것도 이자뿌린다.' 라는 말이구나...

이렇게 속으로 지레짐작 풀이를 해버린다.
'흠... 공자한테서도 어째 쪼매 사람냄새 나네...' -
공자하고 내가 쪼매 가까워진 느낌.

그런데, 고전이 뭐 그렇게 내게 쉬울리 있나? 
 


발분망식 發憤忘食, 자료 찾아서 정리 :

 

초(楚)나라 섭현(葉縣)의 장관 심제량(沈諸梁:보통 섭공이라 부름)이
하루는 공자(孔子)의 제자 자로(子路)에게 물어 보았다.
"그대의 스승 공자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
자로는 이 질문에 대해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공자의 인품이 너무도 위대하기 때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가 갑자기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질문의 취지가 엉뚱했기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 사실을 나중에 들은 공자가 자로에게 말했다.
"너는 왜 이렇게 말하지 않았느냐. 그의 사람됨은 학문에 발분하면 식사를 잊고,
도를 즐겨 근심을 잊으며, 늙음이 닥쳐오고 있는데도 모르고 있는 그런 인물이 공자"라고
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 是丘也. 발분망식 낙이망우 부지노지장지 시구야


즉, '發憤忘食'은 공자가 학문을 몹시 좋아함을 말한다.
문제를 발견하여 그것을 해결하는 데에 뜻을 두는 것이 發憤이다.
《史記》<孔子世家>에는 發憤忘食 앞에 "학도불권 회인부염(學道不倦 誨人部厭)",
 즉 "도를 배우되 싫증내지 않고, 사람을 깨우쳐 주되 마다하지 않는다"는 두 구가 덧붙어 있다.

 

그런 깊은 뜻을, 나는
'공자는 썽질이 나면 밥 묵는 것도 이자뿐다' 라고 해석을 했으니, 거 참...

- 비단 이것 뿐 아니라, 여타의 내 앎들은 어찌 그리도 허당인지...

 

하여간. 고리타분 매케하고 딱딱하게만 인식되었었던 공자에게도, 좀 구수한 냄새가 있었음을 느낀다.

성인이든, 범인이 건, 너무 맑기만 해서도 잼 없는거야.
재미 없으면, 그건 재미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