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믿던 도끼

가을길 2012. 1. 31. 19:49

 

 

그럼, 이것이 니 도끼냐?
마빡 뻘건 신령님이 쇠도끼를 보여주면서 물었다.

나무꾼 : 예, 바로 그것이 제... (기대에 벅차서)

신령님 : 이런 문디시키, 이것이 내 마빡에 떨어지는 바람에 낮잠을 깼짜나.

            니, 오늘 맛 좀 봐라...

신령님은, 나무꾼을 마구 마구, 잘나가는 중딩이 지 친구 패듯이 패 주고는

도끼를 연못속에 풍덩! 던져버렸다.

그래서, 나무꾼은 엿장수 되었다.

 

아무리 시간에 쫒겼어도, 견적서의 검토를 면밀하게 하지 않은 내 잘못이지.

하지만, 10년 넘게를 거래해 온 녀석이라 '맞겠지...' 하고 믿었었다.

결과는 정말 허무..., 서울 출장이 허사가 되었다.
모르면 모른다고나 할 것이지, 썩을 넘... (일 욕심에서 였겠지만)

'너무' 믿었나? - '너무' 란 것은 정말 좋지 않은 단어다.

 

'너무 맛있어요', '너무 좋아요... '

심지어는, 싫컷 먹어 놓고서도, '너무 맛있는 것 같아요...' 라고 까지 한다. ㅉㅉㅉ

 

3일간의, 소위 '불철주야'가 허사 되어버렸으니
한 이틀을, 눈 튀어나오게 첨부터 다, 다시 검토해야 한다. - 눈도 침침한데......

정말로, 믿을만 한 도끼 없다.

 

이 밤, 진눈깨비는 내리고 내리고 내리고

도끼에 찍힌 콧등, 발등은 아프고, 나는 또, 딱맞는 숫자 숫자 숫자를 만들어내야 한다. 믕믕믕...

무슨 엿을 팔러 댕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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