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담너머 국화내음이 억수로 궁금할텐데...
담너머를 보지 못한 담쟁이는 들국화를 모르겠습니다.
까칠한 거친 들에서 홀로 온 봄.여름 지내다가, 이제사 싸아한 내음으로 버는 고만 고만한 '들국화'는
그냥 지나쳐 버리기에는 아쉬운 무언가가 있어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그 향기를 맡아 보게 합니다.
가을잎 지는 공원길
가을빛 흐르는 강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을 듯 깊은 하늘
어디에서고 모르는 뉘들을 가림 없이 반겨 주는 들국화의 내음입니다.
* 들국화 :
정작, 들국화' 라는 꽃은 '식물학적' 분류에는 없습니다.
- 사진 몇 년 찍은 저도, 가을이면 헷갈립니다. 구절초? 쑥부쟁이? 개미취...?
- 골 때리는 사진쟁이들은 개미취, 벌개미취, 고들빼기, 왕고들빼기... 하는데, 참 골 때리는 것 좋아하는 짓입니다.
밥상머리에 앉아 칼로리, 지방, 나트륨... , 따지기로 하자면, 뭐 맛이 있겠습니까?
거, 뭐 좀 헷갈리거나 모르면 어떻습니까.
우리네 산, 강변, 들녘에는 '들국화'가 가을마다 가을마다 지천으로 피고 있는 것을요.
가을이고, 가을이니까, 우리는 그저, '들국화가 피었네, 가을이네...' 하는 겁니다.
'내가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 라고 읊은 시가 있기는 하지만,
가을 들녘에서 우연히 만난 들국화에게, 뭐 굳이
'오, 벌개미취야, 쑥부쟁이야... ' ... 하는 것은 좀 어줍잖은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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