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점심 무렵, 마트에서 간단한 장보기를 하고 돌아오는 길,
옆지기가 돼지갈비 하고 냉면을 먹고 싶단다. 대전에서 꽤나 큰 규모의 ** 냉면집으로 가자는 뜻이다.
내생각은, '장어구이 먹자, 요즘 당신 갤갤하니까, 우리 딱 2인분만 시키자.'
좀 갈등 하던 옆지기, '그래, 몇 푼 더 쓰지 뭐. 장어구이 묵읍시더'
그래서 거금 (1인분 28,000원 곱하기 2)의 점심을 먹었다.
예전 같았으면 둘이서 3~4인분은 먹었을텐데, 그 뭣이 요즘 민물장어값, 정말 만만찮다.
주방에서 손님방으로 몇 번을 들랑날랑 했는지도 모를 열 댓가지 말라 비틀어져 가는 반찬들 말고
그냥 장어만 먹는다면 얼마면 될까? ???
집에 와서, 조금 모자랐던 뱃속을 포도, 삶은 감자로 떼웠다.
저녁때, TV에서 냉면육수 어쩌고 하는 X파일을 (재방송) 보여주네.
궁금시러버서 둘이는 TV앞에 다잡아 앉았다.
...... ...... ......
...... ...... ...... 방송이 끝났다.
올여름 내가 한 대 여섯 번 먹었던 칡냉면이니 뭐니... 냉면들 생각에
제발요, 내가 먹은 것은 그런 것 아니었기를 하면서
"바라, 당신. 오늘 냉면 안묵기 잘했제? 어른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카이..."
"저거 (방송내용), 진짜로 저런긴가요? 세상에, 세상에......"
조미료들로 만들어진 그 '육수'가, 당장에는 뭐
그걸 먹는 사람에게 탈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지, 참 너무들 하는구나... 싶다.
'우리집은 사골육수를 씁니다' 란 말을 내걸지 않았다고 해서, 어찌
그런 '육수'를 만들고 사서 쓴다는 게냐? 무슨 레써피를 4천만원에, 50만원에 샀느니...
냉면, 이제는 사먹고싶지 않다. - 내가 아는 한, 여기엔 둬 군데 식당에서는 사골육수를 직접 끓이는 듯, 하지만
그동네는 가는 길이 복잡하고 주차하기 어려워서 선뜻 가지지를 않고, 직접 보지 않았으니 이제, 믿기지 않는다.
차라리, 딴 걸 먹지 뭐......
※ 콩국수에 관한 엑스파일도 방송했다는데 못봤다.
올여름, 점심 대먹는 식당에서 콩국수도 대 여섯번 정도 먹었다. - 주인 할매가 깔끔하게 생겼다.
'콩국수 개시! 멧돌로 간 검은콩 콩국수' 라는 메뉴에 현혹되어서 한 그릇 먹은 후
주방아줌마에게 물어봤다, 정말로 멧돌로 직접 갈은 거냐고?
쭈볏거리더니, "배달 오는 거예요, 우리집에도, 요 앞에 중국집에도...'
Acee 그런가, 다 그런가?
義人 10명쯤이야 있겠지, 이나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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