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햇살부족으로 시름시름 앓고들 있다.
* 가지 : 꽃이 5송이 피었다가 모조리 낙화 - 진딧물 때문이야.
폐농하기로 옆지기와 협의 함.- 진딧물 때문에 가려워서 못견디는 것 같아 애처러움.
내년에도 가지농사는 하지 않기로... 우리가, 뭐 진딧물 부양할 것 까지는 없잖아.
* 고추 : 얼라꼬추 만하던 것들이 벌써 쓸만하게 컸다, 만...
진딧물 사라지는가 싶더니, 잎이 얼룩얼룩 낙엽질라칸다.
잘 견뎌서 '고초열매 붉게 익는 밤' - 소월,을 나도 볼 수 있을까? 아닐성 싶다. ㅉㅉㅉ~
* 피망 : 꽃봉오리 마다마다 징하게도 진딧물 끓어싸서, 애시당초 물건되기 글렀다 싶었었는데
아, 글쎄, 저리도 울퉁불퉁 우람하게, 포르노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남성의 심볼이 됐다.
옆지기에게 한 번 만져보라니까, 징그럽단다, 으하하하~~~
하지만, 역시나 잎이 말라가고 있어서 ㅠ,ㅠ...
* 상추 : 간간히 뜯어먹고 한다. 적상추라고 해서 그런가 했더니 아니다. 속았다, 만
벌레없이 잘 큰다. 키가 좀 훌쩍 컸으면 했었는데......
* 들깨 : 두 포기는 시나브로 시들어버리고, 나머지는 상추하고 같이 쌈으로 먹을 정도로
연하게 잘 큰다. 들깨기름 짜기로 했다, 푸하하핫~ 겨우 6포기로 ...
* 방울이 : 성공작이다! 3포기에서 근 100개 넘어... !
풀방구리 쥐 드나들 듯, 좀 익을만 하면 들며나며 옆지기가 몇 개씩 먹어치우는 바람에
현재 재고는 대략 한 70개정도, 내사 별로더라만 옆지기는 흥감해 죽겠단다.
내 혼자 생각이지만, 내년엔 토마토 안했으면 싶다. 너무 잘커서 흥미가...
* 수세미 : 한 녀석은 나보다 더 키가 크다. 그래도 워낙 늦둥이로 나와서 꽃이나 함 필랑가 모르겠다.
하늘로는 그만 가고, 옆으로 퍼지도록 무슨 시렁을 해줘야겠는데, 아파트에선 방법이 없네.
고민중...
내년엔 피망 대신에 파프리카(비싸서) 심자고 한다. 근데, 그것이 집에서 그냥 키워지는지 모르겠다.
약 안쓰고도 잘 될랑가?
전부 해봐야 스무 나믄 포기에도, 은근히 신경쓰이는데, 우리네 농부님네들은 얼마나 애탈까... 싶고,
오래전, 외할매 텃밭을 요래조래 늘 피해 다녔던 것이 부끄러워졌다.
햇살 좋은날, 내 주말농장 가족사진을 주루룩 찍어둬야겠다.
2011.06/24 열흘 전, 비오던 날 찍었는데, 지금은 더 우람, 울퉁불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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