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내 주말농장 - 외수세미

가을길 2011. 9. 27. 21:52

 

 

 


모레쯤 비가 온 후,
쌀쌀해 질 거란다.

 

아직, 저렇게만 된 내 수세미는
어쩌라고......

간신히 말을 배운 잎들, 벌써 시드는데

날씨까지 추워지면, 거 참...
 

지나는 바람에도 저리 파르르한
덩굴이 짠... 하다.

하여간 올해, 베란다 농사 초짜배기에서
좀 배웠으니까 내년에는 좀 더
낫게 다독거려주께...

계절에 자리를 비켜 준
고추
방울토마토
가지
피망

상추, 그리고 남은

수세미...

 

물을 주는 내 발자국 소리에
쫑긋대며,
진딧물을 혼내 주면서
혼자 궁시렁대는 내 말에도
까르르르 웃던,

빨간 토마토,
싱그런 상춧닢 닦아주며
대견함에 반짝이는 눈의 옆지기에게도
어쩌면, 잘 잊히지 않을 이름이 될 듯...

 

우리네
모든 모든 모든...

그리움 흘러 들어, 하늘
가을하늘은 깊어간다

나도, 누군가의 그리움 한줄기 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