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관사 우리집 대문 옆 칸델라 불빛따라 일렁이던
군용 방한모 할배가 구운 야끼모는 껍질 벗기기도 전에 꿀이 흘렀다 야끼모 할배는 점심도 저녁도 그꿀을 먹었다
아랫목 내 발치
요 밑에 또 꽁꽁 두른 놋주발 하나
겨울밤을 나하고 같이 누웠다
삼발이 걸쳐진 화로에
된장찌개 투가리 졸며 졸아가고
심 떨어진 전기다마를
헤벌레 웃는 양말 뒷꿈치에 끼우고
시간을 깁는 엄마의 옆모습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하며
꼬무라꼬무락 발가락은 아직도 따끈한 밥주발... 문풍지 우는 섣달 밤 가랑잎 구르는 골목 찹쌀떠억 소리에 잠을 깨면 돌가루 봉지 야끼모가 홍시냄새 아버지 따라 방에 와 있었다
- 겨울밤 2006/12 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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