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疑人不用 用人不疑 - 기타를 사다 疑其不買 買其不疑

가을길 2016. 6. 23. 15:06



요즘 강희대제 (전집 5권)를 읽고 있는데, 5권, 책 표지 마다에 강희제의 용인술이었다는

'疑人不用 用人不疑' (의심스러우면 기용하지 말고, 기용한 사람은 의심치 마라)


한 7~80만원 정도의 기타 guitar 其他를 하나 장만하자고 이리 저리 알아보니, 거 어째 막상 쉽지 않다.

1. 누군가 저 정도 가격대의 수제품 기타를 샀길래 소리를 들어보니 내가 바라는 정도에 못 미치고 

2. 소리 좋다는 메이커(공장제품)의 것을 대리점 두 군데에 가서 실물을 봤더니, 보관상태가 안 좋았던지 비틀림도 좀 있고, 소리도 불만.

3. 다른 수제품 업체는,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내 것과는 다르고. - 그렇다고 물건도 안 보고서 전액 현금을 송금 할래니 바보짓 같고

4, 어제 아침에 들른 다른 악기점에서는, 40년도 더 전에 내가 써봤던 회사의 수제 기타가 있길래, '좀 비싸더라도 이걸 해야지...' 

   마음먹었더니, 4,5,6,번줄의 버징(츠르륵 거리는)이 심해서 포기. - 제법 오래 된 것이라서 맘에 딱 들었는데, 아쉽. (기타도 오래 된 것이 소리 좋은 듯).

좀 헐한 클래식 기타는 악기사 마다 제법 갖춰 놓았던데, 그 소리들이 내 마음에 영~~~ 파이다.  


이래 저래 짜증+아쉬움의 며칠이 지나,

알음 알음의 권유+인터넷 자료 검색해서, 오늘 노은동으로 가서 하나 샀다. 

스페인제, 정가 50만원, 할인가 50만원 + 기타 케이스 (6만원 짜리를 3만원) = 530,000원

예산 보다 좀 헐한 물건이라서 좀 찜찜하기는 하다.

'물건을 모르면 값을 봐래이...' 카시던 외할매 말씀이 불현듯 생각나던데, 우짜겠노. 당장에 볼 물건이 더는 없는 것을.


이 대목에서 강희제의, '疑人이면 不用 하고 用人인 즉슨 不疑 라' ! (의심스런 사람은 기용하지 말고, 기용했으면 의심하지 마라)

그래, 이왕 샀으니 의심치 말자. 의기불매 매기불의 疑其不買 買其不疑 (찜찜하면 사지 말고, 샀으면 찜찜해 하지 말자)

니도, 내도 이래 저래 서로 정이 들면, 내가 니한테, 니가 내한테 맞춰져서 잘 안되겠나, 그쟈.


좀 고급품 줄을 끼우고, 로망스를 살짝 튕겼더니, 마침 가게에 들른 어떤 손님(여자)이 참 듣기 좋다고 한다.

그래, 하모 ! 니를 의심치 않고 말고!

집에 와서 몇 줄 아르페지오를 발현發玄 해 보니, 내 작은 방안에서는 제법 소리가 또랑또랑타.

고음쪽이 좀 약한 듯 한데, 서너 달 동안 기타 칠 일 없어서, 손톱을 짧게 깎았으므로 그런지는 (빵 반죽 하려면 짧아야 됨) 아직 모르겠다.


웰컴 마이 뉴 其他 Admira A5 ! 

자세 다잡고서 트레몰로 연습을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