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플라시보 효과 placebo effect

가을길 2011. 9. 7. 20:58

 

 

 

 

 

 

지난 글 - 꼭 6년전에 쓴...

 

큰처남 전화가 왔다.
"이서방? 낸데, 좀전에 **에미(옆지기)가 전화했다 카던데, 내가 직접 못받았거든..."
 지금 집에 없는지 전화를 안받아서 니한테로 전화 한다아이가..."
"뭐라고 전화 했답디까?"
"요새, 자네 눈이 침침해지고 그렇다면서, 약 좀 지어 보내라 카든가 캤다던데,
 그래, 뭐 좀 더 증상을 얘기 해봐라."
"또 쓸데없는 애기 했는가 보네요. 화장실에서 책 볼때 돋보기 끼는 거 뿐인데..."
"마, 그것 뿐이라면 걱정거리도 아니고, 그쟈."
"예, 그거 말고는 없고요, 그 익모초 약, 좀 덜 쓰게 해서 주이소.
 한 번은, 양치질 하고 그 약 먹다가 얼매나 진저리를 쳤는지..."
"이사람아, 그거 젤로 존 거만 가지고 지은 거다. 한 방울도 흘리지 마라."
"형님, 근데 맨날, 그 체질개선제 그런 거 말고, 정력왕성제 그런 것도 좀 지어보내소... ㅎㅎㅎ"
"**에미가 그런 얘기는 안하던데, ㅎㅎㅎ 그래 알겠다. 다음번에는 섞어 보내꾸마..."
흠, 기대해보자. 마음뿐 아니라 몸도 강건해야 하느니... - 지난 글 끝.

 

 

오늘, 우리식구들 '가을약'이 택배로 왔다. 포도즙,양파즙도 이따마난 박스...
잘먹고 잘살겠다는 전화를 한다.
"형님, 약 잘 받았심데이... ... ... ...
 그런데, 요새도 내꺼는 그 정력왕성제 섞어서 짓는교?"
"무신 소리고, 무신 왕성제?"
"전에 전에, 형님이 섞어서 지어준다캤던 거 말임더..."
"에이, 사람아, 플라시보효과 알재? 그카마 알아듣겠재?, 
 그런약은 세상에 없는기라. 다, 마음 나름이지... 효과 있었재? ㅎㅎㅎㅎ..."
"으하하하하~~~, 고맙심더, 형님!"

 

※ 바둑친구인 비뇨기과 의사(동갑내기),
    우리네 마흔 중반 쯤, 하도들 "비아그라일아그라...' 하고 물어싸니까, 한날 술자리에서
    "전부 다, 자기 마음나름이야, 와이프 한테..., 
     이게 정답이니까 이제 그런 거는 제발 묻지마..."

 

그렇다, 몸도 맘도 강건해야 하느니,
마음가지기 나름, 맞다, 무엇에든...